
1. 영화 오멘(1976)
<오멘>은 호러 서스펜스 영화 시리즈로,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에서 다큐멘터리 작가이자 영화 각본과 감독도 맡은 데이비드 셀처가 각본을 집필했습니다. 그 후 데이비드 셀처는 1980년대에 <루카스>와 톰 행크스 주연의 코믹 영화 <펀치 라인>의 감독과 각본을 맡았는데, 둘 다 흥행에 실패하고 이후 감독보다는 각본가로 더 많이 활동합니다. 감독은 <슈퍼맨>, <슈퍼맨 2>와 <레이디호크>, <구니스>, <리셀 웨폰> 시리즈 등의 흥행 감독 리처드 도너가 맡았습니다.
1976년 오멘의 첫 번째 작품이 개봉한 후 같은 해에 영화가 소설화되어 출간했고 시간이 지나며 소설 원작 영화라는 잘못된 정보가 퍼져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사실 소설은 오멘 시리즈의 각본가 데이비드 셀처가 영화를 토대로 극화한 책을 낸 것입니다. 즉, 순서가 영화 → 소설입니다.
2. 줄거리
6월 6일 새벽 6시, 출산 중인 아내가 아기를 낳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쏜 대사‘(그레고리 펙)는 병원으로부터 태어난 아기가 죽었다는 청천벽력 같은 연락을 받고 부리나케 병원으로 갑니다.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죽었다는 의사의 말에 쏜 대사는 절망에 빠지는 한편, 아직 아기가 죽었다는 소식을 모르는 부인을 걱정하자 의사는 쏜 대사에게 입양을 권유합니다. 같은 시각에 태어난 아기가 있는데, 산모가 아기를 낳고 죽었고 친척도 없다면서 아기가 죽은 것을 비밀로 하고 친아들로 키우라는 것이었습니다. 고민하던 쏜 대사는 부인에게 아기의 죽음을 비밀로 한 채, 그 아기를 입양하게 됩니다. 그리고 데미안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친아들로 키우게 됩니다.

그리고 ‘데미안‘(하비 스티븐스)이 다섯 살이 되던 해 생일 날, 집 근처 숲 속에서 나타난 검은 개 한 마리가 데이안을 응시합니다. 그때 갑자기 유모가 저택 옥상에 올라가 데미안을 향해 "데미안, 이게 다 너를 위한 거야!"라는 말을 남기고는 목에 줄을 맨 채, 난간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합니다.

생일 파티는 유모의 자살로 난장판이 되고 파티 사진을 찍고 있던 사진사는 갑자기 매달려 죽은 유모를 찍습니다.
대사의 집 유모가 자살했다는 기사가 신문에 실리자, 어디선가 기사를 보고 왔다면서 새로운 유모가 집으로 찾아옵니다. 사람을 구한 적이 없던 대사 부부는 이상해하지만, 직업 소개소의 추천서를 보고는 믿을만한 사람이라는 생각에 새로운 유모를 고용하게 됩니다. 유모는 혼자서만 데미안을 만나보고 싶다면서 데미안과 단둘이 있게 되자, '너를 지켜줄 왔다'는 이상한 말을 합니다. 데미안을 유모를 보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습니다.
한편, ‘브레넌 신부‘(패트릭 트로우톤) 라는 사람이 쏜 대사를 찾아와 데미안의 출생에 대해 알고 있다는 말을 합니다. 쏜 대사는 데미안의 출생에 대해서 시치미를 떼자, 신부는 교회에 나가 예수를 의지해야면 살 수 있다면서 횡설수설하고, 쏜 대사는 신부의 말을 묵살해 버립니다. 신부가 돌아가던 중, 우연히 그곳을 지나던 사진사 (데미안의 생일파티 때 유모 사진을 찍은 사람)가 갑자기 브레넌 신부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대사 부부는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교회를 가게 되는데, 교회 근처에 다다르자 데미안이 미친듯이 소리를 지르며 발작을 일으켜 결국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 후 대사의 부인 ‘캐서린‘(리 레믹)이 데미안을 데리고 동물원을 놀러 가는데, 동물들이 이상하게도 데미안이 다가가자 미친 듯이 울면서 달아나고, 원숭이들은 데미안이 탄 차를 공격하는 등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게 됩니다. 집으로 돌아온 캐서린은 왠지 이상한 느낌이 들어 불안해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사진사는 자기 집 암실에서 찍은 사진들을 현상하니, 쏜 대사를 찾아갔던 브레넌 신부의 사진이 전부 다 신부의 목 부근에 이상한 줄이 가 있는 것을 보고 기이하게 여기게 됩니다. 얼마 후, 브레넌 신부는 다시 쏜 대사를 찾아가 쏜 대사의 부인은 현재 임신한 상태인데, 악마의 아들인 데미안이 새 아기가 태어나는 걸 원치 않아 아기를 유산시키고 부인을 죽게 한 뒤, 쏜 대사의 재산과 지위를 다 물려받고 나면 대사 역시 죽일거라는 엄청난 예언을 하게 됩니다.
신부는 놀라서 아무 말 못하는 쏜 대사에게 자기가 곧 죽음을 앞두고 있고, 이것이 마지막 경고하면서 악마의 아들인 데미안을 죽여야만 살 수 있고, 데미안을 죽이는 방법은 퇴마사인 부겐하겐만이 알고 있다며 퇴마사가 있는 곳을 알려 줍니다.
브레넌 신부의 말을 반신반의한 대사는 일단 신부의 말을 무시하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대사가 돌아간 뒤, 갑자기 맑던 날씨가 번개가 치고 비바람이 불더니 건물 철탑에 꽂혀 있던 쇠꼬챙이가 부러져서 신부에게 떨어져 신부는 목을 관통당해 죽게 됩니다.(사진사가 찍은 사진에 목 부근의 선과 같은 각도)


신부가 예언한대로 부인은 임신한 상태였고, 대사가 집에 없을 때 데미안이 2층에서 부인을 밀어 난간에서 떨어진 부인은 예언대로 유산을 하고, 부상을 입은 부인은 병원에 입원하게 됩니다. 대사는 그제야 예언대로 이루어짐을 보고 데미안에게 큰 두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사진사는 신문에서 브레넌 신부의 부고 기사와 목을 관통당한 사진을 보고, 쏜 대사를 찾아옵니다. 사진사는 신부의 사진과 데미안의 생일날 찍었던 유모의 사진에서 동일하게 목 부근에 희미하게 줄이 가있는 것을 보여줍니다. 목 부근의 줄이 죽음을 예견하고 있었으며, 데미안 집과 무슨 관련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대사는 집 안 일이니 알아서 하겠다는 식의 대답을 하자, 사진사는 자기 사진도 보여주는데, 거울로 찍었다는 사진사의 목 부근에도 역시 줄이 가 있습니다. 사진사는 동일한 줄이 자기 목에도 가 있으니 자기와도 관련이 있고, 대사와 함께 하겠다고 말합니다.
쏜 대사는 사진사와 함께 데미안을 입양하라고 권유한 의사가 있는 곳을 수소문해서 찾아갑니다. 의사에게서 데미안을 낳은 친엄마가 묻혀 있다는 묘지를 알아내 무덤을 파보니, 무덤 안에는 지옥의 문을 지킨다는 검은 개의 뼈인 듯한 짐승의 뼈가 들어 있었습니다. 데미안이 사람의 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짐작하게 되고, 아내가 출산할 때 아기가 죽은 것이 아니라 그들이 계획적으로 아기를 죽였다는 것을 알게 된 쏜 대사는 분노합니다.
쏜 대사는 당장 병원의 아내에게 전화해 고향인 로마로 돌아가서 피신해 있으라고 말하지만, 갑자기 병원으로 찾아온 유모는 부인을 창 밖으로 밀어버려 부인은 추락사하게 됩니다. 쏜 대사와 사진사는 악마의 아들인 데미안을 죽이기로 결심하고, 부겐하겐 퇴마사를 찾아갑니다. 퇴마사는 데미안의 몸에 악마의 아들이라는 표식으로 666 이라는 숫자가 새겨져 있을 거라고 말하면서, 데미안을 죽이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반드시 교회에서 죽여야 한다며 죽일 칼을 줍니다.
칼을 받아들고 나온 쏜 대사는 아무리 악마의 아들이라지만, 어린아이를 칼로 찔러 살해할 순 없다며 망설이다가 칼을 버립니다. 사진사는 대사가 버린 칼을 주우며 대사가 못하면 자기가 하겠다고 합니다. 대사는 이를 말리며 서로 실랑이를 벌이다가 잘못해서 사진사는 목이 잘려 죽게 됩니다.
집으로 돌아온 대사는, 잠들어 있는 데미안의 머리카락 사이에서 정말 666 이라는 숫자가 새겨져 있는 걸 보게 되고, 데미안이 악마의 아이란 걸 눈으로 확인한 대사는 데미안을 죽이기로 결심합니다. 이를 눈치챈 유모는 데미안의 죽음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대사를 공격하고, 몸싸움을 하다가 결국 유모가 죽게 됩니다. 대사는 발버둥 치는 데미안을 억지로 차에 태우고 대사관을 빠져나와 미친 듯이 차를 밟아 교회로 향합니다. 대사관을 지키던 경비는 대사가 검문에 불응하고 도주하고 경찰에 신고를 합니다. 대사는 데미안을 힘겹게 교회 안으로 끌고 들어가 눕혀 놓고 퇴마사가 준 칼로 죽이려는 순간, 뒤따라온 경찰이 아이를 죽이려는 대사를 보고 발포를 해, 데미안을 죽이지 못한 채 대사는 총에 맞아 죽게 됩니다.

쏜 대사 부부의 장례식 날, 대통령 부부는 혼자 남겨진 가여운 아이를 거두게 되고, 대통령 부부의 손을 잡고 서 있는 데미안은 부부의 묘를 바라보다가 뒤를 돌아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영화는 끝납니다.
3. 평가
1990년대 문화계의 종말론 붐의 스타트를 끊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요한 묵시록을 노골적으로 활용한 공포 작품으로, 당시 무르익은 휴거 계통의 저예산 종교 영화와 공포 영화의 틈새를 잘 잡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후속작들은 그저 그런 흥행에 머물렀습니다.
공포 영화이기는 하지만, 특이한 것은 데미안이 직접 살인을 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데미안 자신은 언제나 해맑게 웃으며, 모든 기묘한 사고는 주변에서만 나타나고 징조만 보일 뿐입니다. 데미안이 한 일이라곤 어린 아이의 실수라고 여겨질 수 있는 세발자전거 사건이 전부입니다.
이 때문에 몇몇 장면은 근래의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시리즈를 연상케 하기도 합니다.
또한 원작 소설은 단순한 오컬트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당시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커지던 빈부격차 문제도 다루고 있습니다. 한 예로 원작에서 미국 대사인 로버트 쏜이 세계의 빈곤 퇴치를 위한 대회에 참가해 연설을 하고 있을 때, 어느 시위자가 "당신의 몸에 걸친 장신구만 팔아도 아프리카의 가난한 사람들이 한 달은 먹고살 수 있을 거요!"라고 꾸짖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거기다 시리즈가 내려오면서 중간중간 설정이 변경되는 것이 보이는데, 본래 처음에는 99년과 999년에도 적그리스도가 탄생했으나 교회가 이들을 처단했다고 했으며 사탄 추종자들이 자신들 종교지도자를 죽인 쏜가문에 복수하고자 로버트 쏜의 친아들을 죽이고 적그리스도 데미안으로 바꿔치기했다고 했으나, 프리퀄에서는 기독교광신도들이 교회권위를 회복하고자 의도적으로 적그리스도 데미안을 탄생시켰다고 변경되었습니다.

4. 패러디
1) 세계적인 히트 덕분에 다양한 문화 매체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닐 게이먼과 테리 프래쳇은 아예 이런 설정 자체를 패러디한 소설 멋진 징조들을 집필했습니다.
2) 심슨 가족에서 패러디한 적이 있습니다. 호머 심슨이 바트가 잘 때, 머리카락을 잘라보며 확인하니 아들 바트 머리에 666대신 미키 마우스가 새겨진 것을 봅니다. 심슨 제작사 20세기 폭스가 월트 디즈니 컴퍼니에 매각된 것을 이용한 패러디입니다. 이후 시즌 31의 공포의 나무집 때는 또 아들이 태어나서 바트 같은 아들은 싫다며 엄마 없는 매기를 입양해 키우게 되었는데 주변에서 끔찍한 일들이 연이어 일어나자 네드가 수상하게 여기고 교회로 데려가서 매기 머리카락을 넘겨보니 바트처럼 미키마우스가 있는 건 물론 666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었습니다. 이후 매기가 건물 잔해를 떨어뜨려 네드, 마지, 호머를 살해하고 붕 떠올라서는 머리카락을 넘겨 이번 회차가 666화임을 알려주고는 또 머리카락을 넘겨서 폭스가 방영 계획을 바꾸면 667화가 될 수 있다고 알려줍니다.
3) 1993년엔 소년챔프에서 '666과 777'이란 작품이 연재되었는데, 주된 내용은 1977년 7월 7일에 태어난 한국인 재수생 철이가 어느 날 악마의 아들을 죽이라는 계시를 받고 이스라엘로 유학 가서 같은 학교에 다니는, 엄친아로 위장하지만 실상은 '곡'(악마의 아들)인 케인과의 싸움을 그린 작품입니다. 스토리는 블랙 코브라 등을 집필한 김은기가, 그림은 훗날 영 챔프에서 불문율의 그림을 담당한 김정수가 담당했고, 후반의 급전개를 제외하곤 나름 괜찮은 전개를 보여줘 납량 특집으론 손색이 없는 작품인데, 별로 인기가 없어서인지 단행본화는 되지 못했습니다. 영화 오멘을 보고 본편을 보면 알겠지만 은근히 영화와 관련 있는 인물들이나 설정이 제법 많이 나오는 편입니다. 주인공 철이에게 악마 퇴치 방법을 가르쳐주는 노인은 바로 버겐하겐의 노인이고, 케인이 징조를 일으키기 위해 포섭한 악마 숭배자인 이스라엘 육군 지휘관 역시 영화 1편에 등장한 베이룩 부인의 아들로 나오는 등, 영화 오멘과 밀접한 관련이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정식 설정이 아닌 작품이다 보니 원작과 충돌하는 부분도 많습니다.
4) 괴짜가족의 분노절 주지 포세이돈이 자주 내뱉은 말이 '데미안!'과 '오멘'입니다. 왜 그런 대사를 외치는지는 불명입니다.
5) 과거 던전앤파이터에 있던 절망의 탑이 '66층의 오멘'이라는 이름으로 패러디되어 나왔으며 66층에 올라온 유저들에게 절망을 선사하는 끔찍한 난이도를 가진 APC였습니다.
6)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달의 축제 시즌에는 축제 보스몹으로 달숲에 오멘이라고 하는 쌍두 사냥개 몬스터가 나옵니다.

5. 마무리
<오멘>(1976)은 <엑소시스트)>와 함께, 1970년대 오컬트 걸작의 양대 산맥으로 손꼽힙니다. '징조, 징후' 등을 뜻하는 제목과 함께 자동적으로 떠올려지는 이름 '데미안'은 공포영화를 상징하는 강한 존재감을 과시합니다.
제작된 지 40여 년이 훌쩍 넘어서인지, 극 전개의 속도는 21세기 최신작들과 비교했을 때 다소 느릿느릿하기는 하지만, 데미안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온갖 기괴하고 불길한 사건사고를 묘사하는 방식은 요즘의 눈높이로 보더라도 세련되고 섬뜩합니다. 단순히 큰 사운드와 깜짝 놀라는 장면으로 공포를 주기보다는 분위기와 스토리로 압도하는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같이 더운 날 밤, 오컬트 영화 입문자에게 아주 좋은 영화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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