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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볼 때마다 새로운 반전 명작, 유주얼 서스펙트

by 채채둥 2025.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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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

이 영화는 1995년 개봉한 미국, 독일 영화로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이면서 본격적인 출세작으로 아카데미 각본상과 조연상(케빈 스페이시)을 수상했습니다. 각본은 훗날 <미션 임파서블 5>, <잭 리처> 등의 감독을 맡는 크리스토퍼 맥쿼리가 맡았습니다. 퍼블릭 액세스에 관한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차기작에 대해서 물어보자, 맥쿼리가 즉흥적으로 범죄 드라마며, 감옥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라고 말한 것을 토대로 발전시켜서 나온 것이 이 영화입니다.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들은 이 영화에 대하여 별로 기대를 하지 않아 배급을 맡지 않으려 해서 중소 업체들이 여럿 합쳐서 배급해야 할 정도였고 제작자와 싱어 사이에 갈등도 많았습니다. 인과응보적인 결말을 원하던 제작자와 말다툼을 벌였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개봉 전 1995년 제48회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되었고 
가브리엘 번, 스티븐 볼드윈, 베니시오 델 토로 등의 유명 배우들이 열연을 펼쳤습니다.
특히 당시로서는 무명에 가까웠던 배우인 케빈 스페이시를 일약 유명인사로 만들었습니다. 이후 케빈 스페이시는 영화 <세븐>, <LA 컨피덴셜>, <아메리칸 뷰티> 등에 출연하며 스타 배우의 지위를 차지했습니다. 당시에도 꽤 저렴한 600만 달러로 만들어 234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흥행도 성공하고 2차 시장에서도 꽤 대박을 이룬 영화입니다.
제목인 유주얼 서스펙트는 범인이 누군지 알 수 없는 사건이 터질 때 최우선으로 소환되는 용의자를 가리키는 영단어입니다. 대표적으로 해당 지역 내의 전과자 등이 있습니다.

2. 줄거리

영화는 한 폭발사건의 생존자인 ‘버벌 킨트’(케빈 스페이시)의 진술을 중심으로 과거를 회상하는 구조로 진행됩니다. 버벌은 FBI 수사관 '쿠얀'(채즈 팰민테리)에게 한참 전부터 시작된 범죄자들의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모든 사건의 출발점은 단순한 용의자 다섯 명이 경찰서에 호출되면서부터 시작됩니다. 이들은 모두 전과자들로, 경찰은 그들을 한 자리에 모아 조사하지만 서로 관련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합니다. 하지만 그 만남 이후 이들은 묘한 유대감을 형성하게 되고, 결국 함께 큰 범죄에 가담하게 됩니다. 누군가가 이들을 이용하고 있다는 걸 점차 알게 되면서, ‘카이저 소제’라는 이름이 부상합니다. 이 정체불명의 인물은 마치 그림자처럼 사건의 뒤에 존재하며, 절대적인 공포의 대상이 됩니다. 사람들은 그의 실체를 보지 못했지만 누구나 그가 현실에 존재한다고 믿습니다. 버벌은 이 무시무시한 인물 ‘카이저 소제’와의 연결고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며, 각각의 인물들이 어떤 식으로 사건에 휘말렸는지를 설명합니다. 그러는 와중에도 FBI는 누가 진짜 범인인지 무엇이 진실인지 혼란스러워합니다. 그리고 이야기가 마무리될 무렵, 충격적인 반전이 등장합니다. 모든 이야기를 들은 수사관은 버벌을 풀어주는데, 그 직후 사무실 안의 물건에서 버벌이 말한 이야기들이 엉뚱한 잡다한 단어들에서 조합되었음을 깨닫습니다. 동시에 CCTV를 통해 버벌이 절뚝거리던 다리를 곧게 펴고 사라지는 장면이 등장하면서, 관객은 경악하게 됩니다. 결국 버벌 킨트가 바로 ‘카이저 소제’였던 것입니다. 이 한 장면으로 모든 줄거리가 완전히 뒤집히고, 지금까지 믿었던 이야기가 전부 거짓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3. 평가

<식스 센스>와 함께 역사상 최고의 반전 영화로 꼽힙니다. 아카데미 영화상 각본상을 수상하고 전미 비평가 위원회상, 뉴욕 비평가 협회 상 등을 수상했으며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 각본상도 수상하면서 평단과 대중의 큰 찬사를 받은 명작입니다.
무명이었던 케빈 스페이시가 이 영화를 통해서 일약 스타가 되었고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명성도 크게 높아젔습니다. 복잡한 플롯과 반전, 그리고 액션씬이 절묘하게 버무려저 흥행에도 대성공했습니다.
현재의 평가와는 달리 처음 영화가 나왔을 당시에는 호불호가 크게 갈렸습니다. 이 영화의 주요 포인트이기도 한 내용상의 반전 때문입니다. 이 당시만 해도 반전은 추리물이나 스릴러의 한 가지 요소로 사용되었을 뿐 영화 전체를 들었다 놓는 수준으로 크게 작용했던 일이 드물었습니다. 게다가 당시의 대표적인 반전 영화였던 <디아볼릭>의 반전이 대체로 낮게 평가되고 있었던 것도 한몫했습니다.
영화 자체는 반전을 떼어놓고 봐도 상당한 수작이며 범인의 정체를 알고 봐도 재미있습니다. 워낙 반전이 충격적이고 인상적이던 영화인 만큼 이후에 오마주도 많이 했고 이제는 아예 유주얼 서스펙트라는 단어 자체가 식스 센스와 함께 반전을 뜻하는 대명사 격이 되어서 영화 내용은 전혀 모르더라도 강력한 반전이 있다는 사실 자체는 알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영화 전체에 진짜 범인이 누구인지 알 수 있는 단서가 곳곳에 뿌려져 있기 때문에 직접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4. 패러디

1) House M.D.: 시즌7 중 과잉기억증후군을 가진 웨이트리스 이야기를 다룬 에피소드에서 한 의사가 시험공부를 안 하고 이 영화를 보려 하자 다른 의사가 대놓고 반전을 까발리는 장면이 있습니다.

2) SNL 코리아: 여의도 텔레토비 코너에서는 18대 대선에서 이정희를 모델로 한 구라돌이(통합진보당)가 다리를 절다가 똑바로 걷는 장면을 바로 패러디합니다.

3) 기억의 밤: 장항준이 연출한 영화로 김무열이 절름발이 행세를 하다 서서히 멀쩡히 걷게 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영화의 오마주입니다. 유주얼 서스펙트를 본 사람이라면 구도와 타이밍까지도 흡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4) 리그 오브 레전드: 스웨인은 절름발이인데도 이동 속도가 느리지 않고 원거리 챔프 중에서는 빠른 편이라 유저들로부터 카이저 소제 의혹을 받습니다.

5) 푸른거탑: '꾀병의 추억' 에피소드에서 말년병장 최종훈(푸른거탑)이 점호 후 뜀걸음에서 열외 하기 위해 전날 족구를 하다 다쳤다며 당직 사관에게 뻥을 치고 내무반으로 복귀할 때 다리를 절다가 멀쩡하게 걷는 장면으로 패러디됩니다.

6) 키 작은 꼬마 이야기: 하하의 노래로 가사에 나오는 '니노 막시무스 카이저 소제 소냐도르 앤 스파르타'는 바로 이 영화에 나오는 인물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다만 표기는 '카이저 쏘제'로 합니다.

5. 마무리

유주얼 서스펙트는 흔히 반전 영화로만 알고 있지만 스토리 전개와 영상미도 매우 아름답습니다. 다크 한 분위기와 음악의 조화는 영화의 분위기를 한층 더 강조해 줍니다. 특히 주인공 중 한 명인 버넌의 카리스마와 특별한 말투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습니다. 어떤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이 사건들이 어떻게 해결되는지 알아가는 과정에서 영화 속 주인공들과 함께 진짜 범인을 찾는 추리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잊을 수 없는 추리 영화 중 하나로 꼽히는 이유를 충분히 가지고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당하지 않은 상태에서 영화를 감상했지만, 반전영화라는 사실을 알고 봤기 때문에 그것이 문제였습니다. 영화 속에서는 '카이저 소제'라는 존재가 영원한 공포를 안고 있습니다. 그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지만, 이 영화가 우리의 뇌리에 남는 이유는 그가 완벽한 스토리텔러라는 것입니다. "어떠한 물건도 그에게 건네지 말라"는 대사가 지금도 기억에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