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영화 한니발
이 영화는 2001년 미국에서 개봉한 미국의 소설가 토마스 해리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 토마스 해리스는 출판사로부터 ‘양들의 침묵’ 후속작을 쓰는 대가로 1,300만 달러의 계약금을 받았고 ‘한니발’이라는 제목으로 1999년에 출판된 소설은 출간 즉시 150만 부가 판매되어 출판사의 기대를 충족시켰습니다. 이로써 이 소설은 미국 출판사상 초판 최고 판매부수, 최고 계약금, 최대 판권료라는 3대 기록을 경신했고 대한민국에도 소설이 정식 출간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한니발 렉터 시리즈 4부작 중 내용상 마지막에 해당합니다. 시간적 배경은 소설과 영화가 다른데, 원작 소설에서는 전작으로부터 7년 뒤인 1990년으로 나오고 영화에서는 10년 뒤인 1993년으로 나옵니다. 1990년대를 시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인지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레드 드래곤과 양들의 침묵에 비해서 보다 첨단적인 수사 방식이 나오기도 합니다. 안소니 홉킨스가 다시 한니발 렉터 역을 맡아 특유의 섬뜩한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줄리안 무어가 클라리스 스탈링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며 복잡하고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를 이끌어갑니다. 이 영화는 렉터의 지적인 살인마적 본성과 인간적인 면모를 동시에 조명하며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2. 줄거리
렉터가 수감소에서 탈출한 뒤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시작됩니다. 스탈링은 여전히 FBI 요원으로 일하고있지만 직장 내 정치와 성차별로 인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한니발 렉터는 피렌체에서 새로운 신분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피렌체 박물관의 큐레이터로 일하며 본인을 숨기며 살고 있지만 살인 본능의 본성을 버리지는 못합니다. 피렌체 경찰청의 라파엘로 파치 경감은 렉터를 의심하고 추적하지만, 오히려 그에게 살해당하고 맙니다. 미국에서는 렉터의 희생자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피해자 메이슨 버저가 스탈링에게 렉터를 잡아달라고 요청합니다. 그는 렉터에게 복수를 꿈꾸고 있었으며 스탈링을 미끼로 삼아 렉터를 유인하고자 합니다. 메이슨은 자신의 정보망과 스탈링의 행동을 유심히 지켜보며 렉터를 잡겠다고 벼릅니다. 이후 렉터를 붙잡지만 스탈링이 렉터를 구출시키고 같이 탈출하게 되고 메이슨과 그의 부하들은 모두 죽게 됩니다. 자신을 구해준 스탈링에게 보답하고자 렉터는 그녀에게 치근덕거리던 폴 크렌들러를 납치, 그의 두개골을 열고 뇌를 요리해 그에게 먹입니다. 스탈링은 렉터와 대적하다가 그와 자신의 손목에 수갑을 채우고, 렉터는 그녀에게 손목을 자르겠다고 위협하지만 결국 자신의 왼손을 절단하고 도주하게 되며, 스탈링은 그 후 도착한 FBI에 의해 구출됩니다. 그 후 비행기에 탄 렉터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질문하는 옆자리의 꼬마에게 크렌들러의 뇌구이를 먹여주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은 언제나 중요하다. “라는 명대사를 남깁니다. 뇌구이를 먹는 아이를 바라보는 렉터를 클로즈업하며 영화는 끝납니다.

3. 사운드트랙
이 영화에서 큰 역할을 한 요소 중 하나가 음악이라고 볼 수 있는데, 영화 음악의 거장 한스 짐머가 오리지널 스코어를 맡았습니다. 짐머가 작곡한 스코어 중 가장 클래식하고 우아한 음악 중 하나인데, 베토벤과 바그너를 비롯한 옛 클래식 작곡가에 대한 그의 존경심이 잘 드러나있는 트랙입니다. 한니발 스코어는 종종 공포 스릴러와 우아한 클래식한 음악 사이의 미묘한 경계를 걷는데, 살인마이지만 품위있고 영리한 인물인 한니발 렉터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사운드트랙은 2001년 2월 6일 데카레코드에서 발매되었습니다. 공식 앨범의 음악 곳곳에는 렉터의 대사가 들어가 있습니다. Tracksounds.com은 짐머의 음악 전반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한스 짐머는 팬들이 주목할만한 인상 깊은 스코어를 만들어냈다 ‘ ,‘클래식 요소와 극 중 대사 트랙까지 결합하여 강렬한 청취 경험을 제공한다 ‘라고 평했습니다. 영국 Classic FM 청취자들이 선정한 역대 최고의 영화 사운드트랙 투표에서 59위를 차지했습니다.
4. 원작 소설과의 차별성
일단 원작 소설에서는 메이슨의 여동생 마고가 등장합니다. 그녀는 레즈비언으로 어릴적 메이슨에게 여러 차례 강간을 당했고 그 여파로 자궁적출까지 하게 되어 메이슨에게 원한을 품고 있지만 그의 재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옆에 있었습니다. 이후 렉터의 암시를 받은 마고는 전기 충격 기능이 있는 소몰이 채찍을 메이슨의 항문에 강제로 쑤셔 넣어 그의 정액을 받아낸 뒤, 목구멍에 그의 애완용 곰치를 넣어서 질식사시킵니다. 이때 렉터는 마고를 위해 자신의 머리카락과 두피 일부를 가져가도록 조언한 결과, 사망한 메이슨이 쥔 머리카락을 통해 마고의 범행은 렉터의 소행으로 결론지어집니다. 또한 영화와 달리 원작에서는 스탈링이 렉터와 동류의 인간이 되는 동시에 그의 연인이 됩니다. 렉터는 어린 시절 나치 탈영병들에게 살해당해 잡아먹힌 여동생 미샤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었고 이 때문에 양들의 침묵 당시 스탈링에게 미샤를 투영하고 있었습니다. 이후 렉터는 일련의 사건을 통해 스탈링의 정의감이 통념적인 것에서 비롯한 것이 아니라 트라우마에서 나온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고, 그녀를 트라우마와 대면시키면서 서서히 그녀의 정의관을 무너뜨립니다. 렉터에서 붙잡힌 스탈링은 지속적으로 약물을 투여당하면서 교묘한 암시가 섞인 긴 대화를 하게 되고 그간 현실에서 겪었던 불합리와 스트레스 및 여전히 남아있던 양들의 비명과 아버지에 대한 트라우마를 파고드는 렉터에게 세뇌되어 그와 동류의 인간이 되어버립니다. 마무리 단계로 렉터는 스탈링을 기존부터 괴롭히던 법무부의 폴 크렌들러를 납치, 전두엽을 즉석으로 요리하여 대접합니다. 이전의 가치관을 모두 버리고 그와 같은 길을 가기를 택한 스탈링은 그것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렉터와 연인이 됩니다.
5. 마무리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 대해 아쉬운 것은 여성 캐릭터가 스탈링 외에 없다는것, 특히 앞서 언급한 마고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컸습니다. 굉장히 비극적이면서도 입체적인 캐릭터인 마고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은 극 중 드라마틱한 전개에 꼭 필요한 감초 역할이 빠진 것 같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더불어 결말 부분도 원작 소설과는 많이 다릅니다. 특히 스탈링이 세뇌 당해 렉터의 연인이 되는 내용은 소설을 통해 그 기괴함과 불쾌함의 여운을 강하게 격은 터라 그 부분의 구현을 꼭 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영화에서는 다른 결말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자체의 스릴이나 서스펜스 혹은 안소니 홉킨스의 소름 끼치는 연기력을 감상하기 위해 이 영화를 선택한다면 적극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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