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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권력과 가족, 피로 맺어진 비극적 서사시, <대부>(1972)

by 채채둥 2025.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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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대부(1972) 포스터

1. 영화 대부(1972)

이 영화는 마리오 푸조의 소설 <대부>를 원작으로 파라마운트 픽쳐스가 제작하고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가 연출, 마리오 푸조 본인이 직접 각색에 참여한 3부작 영화 중 첫번째 작품입니다.
이탈리아계 이민자 가족이자 거대 범죄 조직의 핵심인 콜레오네 가문의 3대에 걸친 행보를 그렸습니다. 1960년대 클래식 시대의 종결 이후 뉴 할리우드 시대가 빚어낸 범죄 영화 최고의 걸작이자 역사상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범죄 영화 역사상 실로 기념비적인 역할을 하여 수많은 동(同) 장르의 작품이 나오게 만든 원동력이 되었으며, 범죄 및 누아르 장르뿐 아니라 영화계 전체에도 크나큰 영향을 끼친 명작입니다.
 미국에서는 1972년 3월 24일 공식 개봉했으며, 대한민국에서는 1973년 처음 상영되었습니다. 출연진은 말론 브란도(비토 코를레오네 역), 알 파치노(마이클 코를레오네 역), 제임스 칸(소니 코를레오네 역), 로버트 듀발(톰 헤이건 역), 다이앤 키튼(케이 애덤스 역) 등, 할리우드 역사상 가장 상징적인 배우들이 대거 참여해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미국 아카데미상(최우수 작품상, 남우주연상, 각색상), 영국 아카데미상, 골든 글로브 등 유수의 영화제를 휩쓸며 수많은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미국영화연구소(AFI) 선정 100대 영화 2위, 할리우드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손꼽히며, 이후 두 번의 후속 편이 제작되어 역시 모두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2. 줄거리

 영화는 1945년 뉴욕 이탈리아계 마피아 코를레오네 가문의 ‘비토 코를레오네’(말론 브란도)와 그의 막내아들 ‘마이클’(알 파치노)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비토의 딸 ‘코니’(타리아 셰리던)의 결혼식이 시작되며 이 자리에서 가족과 친지들이 모여드는 가운데, 전쟁 영웅인 마이클은 여자친구 ‘케이 애덤스’(다이안 키튼)를 가족에게 소개합니다.

영화 '대부'(1972)의 스틸컷

인기 가수이자 비토의 대부 같은 존재인 ‘조니 폰테인’(알란 핸드릭스)은 영화 출연 계약을 얻기 위해 비토의 도움을 요청하고, 비토는 총애하는 고문 변호사 ‘톰 헤이건’(로버트 듀발)을 보내 영화사 사장 잭 울츠의 집에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해 사장을 협박하여 조니의 출연을 성사시킵니다.
 한편, 마약왕 ‘비르질 술로조’(알렉 기네스)는 비토에게 마약 사업에 투자하고 경찰 보호를 요청하지만, 비토는 정치적 연줄 유지를 위해 거절합니다. 비토는 술로조가 타타글리아 가문과 결탁한 것을 의심하여 충성스러운 부하 ‘루카 브라시’(리차드 S. 카벨리오)를 스파이로 보내지만, 루카는 살해됩니다. 이후 술로조와 부패한 경찰 ‘캡틴 마크 맥클러키’(스털링 헤이드리)는 비토를 암살하려 시도합니다. 병원에 입원한 비토를 지켰던 보호병사들이 술로조의 세력에 의해 철수당하자, 마이클이 직접 참전하여 술로조와 경찰을 총으로 처단합니다. 이 때문에 마이클은 가족 범죄 조직에 깊이 연루되며, 조사를 피하기 위해 시칠리아로 도피합니다.

영화 '대부'(1972)의 스틸컷

 시칠리아에서 마이클은 ‘아폴로니아’(사피라 밀라니)라는 여성과 사랑에 빠지고, 결혼식을 올리지만 적들의 폭탄테러로 아폴로니아가 희생됩니다. 뉴욕에서는 마피아 간의 전쟁이 심화되어, 코니의 남편 ‘카를로 리치’(지 존 하딕)의 학대로 인해 코니가 상처를 입고, 장남 ‘소니 코를레오네’(제임스 칸)가 공개적으로 ‘바르지니’(리차드 콘테)와 그의 세력을 공격하여 마피아 간 오랜 평화가 깨지게 됩니다. 이런 와중에 소니는 적의 매복 공격에 걸려 검문소에서 총격으로 사망합니다.

영화 '대부'(1972)의 스틸컷
영화 '대부'(1972)의 스틸컷


 비토는 소니의 죽음에 대한 보복을 멈추기 위한 마피아 다섯 가문과의 협상을 주도하고, 결국 평화를 되찾습니다. 그는 심장마비로 사망하고, 마이클이 가문의 새로운 대부가 됩니다. 마이클은 케이와 결혼하고, 가족 사업을 합법화하려 시도하지만 점차 냉혹한 지도자로 변화하게 됩니다. 마이클 아들의 세례식이 치러지는 동안, 마이클은 자신이 지휘하는 암살자들로 하여금 다른 마피아 가문의 두목들과 배신자인 매형 카를로를 동시에 처단하게 하여, 코를레오네 가족의 권력을 완전히 세웁니다.
세례식 장면과 암살 장면이 교차되는 상징적 연출과 함께 영화는 권력, 배신, 가족, 복수의 테마를 강하게 드러내며 막을 내립니다.

3. 평가

 개봉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극찬을 받았으며 이후 영화계를 비롯한 대중문화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흔히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화 중 하나로 평가받아, 미국 영화 연구소(AFI)에서 선정한 100대 영화에 1997년에는 3위로, 2007년에는 2위로 선정되었습니다. 또한 2012년 영국 영화 협회의 사이트 앤 사운드 선정 역대 최고의 영화에는 21위로 선정되었으며 2022년에는 12위로 선정되었습니다. 2015년 BBC 선정 미국의 위대한 100대 영화에는 2위로 선정되었습니다.
 물가를 고려하지 않고 순수 흥행 수익만 놓고 봤을 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흥행 기록을 33년 만에 깬 대흥행작이기도 합니다. 의외로 부각되지 않는 사실은 대부 1의 제작비가 $6,000,000에 불과하다는 사실입니다. <사운드 오브 뮤직>의 제작비 $8,200,000보다 한참 적습니다. 제작비 대비 흥행 수익을 따지면 영화사에 손꼽히는 대성공작입니다.
 흥행에서도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600만 달러로 당시로는 꽤 싸게 제작하여 미국에서만 1억 3천만 달러, 해외 1억 1천만 달러로 제작비의 40배인 2억 4천만 달러가 넘는 수익을 거둬들였습니다. 1972년에 가장 크게 성공한 영화로 지금 기준으로도 R등급 기준 물가 상승 감안 시 최고 흥행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수준입니다. 지금도 R등급이 2억 4천만을 벌면 대단히 성공한 영화인데, 이 영화는 무려 53년 전의 영화입니다. 지금으로 치면 약 15억 달러급의 영화인데, 지금까지 15억 달러를 벌어들인 R등급 영화는 없으며 <데드풀>과 <울버린>의 13억 달러가 최대로, 물가 상승을 고려해도 독보적인 기록입니다.

영화 '대부'(1972)의 스틸컷

4. 제작 과정

 소설 출간 전인 1967년에 파라마운트 픽처스의 부사장 피트 파터가 마리오 푸조의 미출간 소설이 있다고 들어, 판권료 협상 도중 이미 영화화를 발표했습니다. 1968년 당시 파라마운트 소속 제작자 로버트 에반스는 직접 마리오 푸조를 만나 소설 판권을 8만 달러에 구입했습니다. 헐값에 팔린 이유는 마리오 푸조가 도박 빚을 갚기 위해 돈이 급해서였습니다.
로버트 에반스는 감독으로 이탈리아계 미국인을 원했으나 많은 감독들이 거절하였는데, 그중에는 세르지오 레오네, 피터 보그다노비치도 있었습니다.
 실제 이탈리아계 조직폭력배의 사실적인 모습을 조사, 참고했다고는 하지만, 영화에 그려진 마피아는 어딘가 귀족적인 품위와 권위, 그리고 애수를 가진 모습이라 공개 당시에는 폭력을 미화한다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이 영화 이후로 등장한 많은 조직폭력물이 조폭을 품위 있게 미화하는 것도 이 영화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현재는 걸작이라는 평이 대세라 비판이 묻히지만 범죄 미화라는 비판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하지만 사실은 영화 제작자들이 생명의 위협을 느껴서 그렇게 묘사한 것입니다. 실제로 당시 마피아들은 정재계는 물론 영화계까지 꽉 잡았는데, 자신들의 존재를 까발리는 영화가 반가울 리가 없었습니다. 마피아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말라고 협박을 하는 통에 그 단어를 "패밀리"로 대체하는 등 난관을 빚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마피아를 '품격'있는 상류층 신사들처럼 묘사해 놓아서 자연히 마피아들은 대부를 보면서 열광했고, 그 이전에 편하게 대충 옷을 입던 조직원들까지도 대부를 관람하고 나서는 갑자기 비싼 정장을 사 입거나 드레스 코드를 지정하고, 상류층들이 쓸 법한 예의범절과 패션, 말투, 단어, 어조를 열심히 공부하고 다니면서 영화에서 묘사된 '품격 있는 마피아'처럼 멋있게 보이기에 바빴다고 합니다. 실제 마피아 두목이자 뉴욕의 5대 패밀리 두목 조지프 보나노(일명 "조 바나나")는 대부를 보고 극찬했으며, 제노비스 패밀리의 두목 빈센트 지간테도 넋을 잃고 봤다고 합니다. 물론 그 이전에도 본작 개봉 10년 전에 사망한 러키 루치아노처럼 생전에 옷 잘 입고, 매너 좋다고 소문난 갱스터와 불량배들은 즐비했고 <대부>도 그 부분들을 반영한 것이지만, 어쨌든 많은 마피아들이 대부의 흥행 이후로 한동안 멋있고 품위 있는 모습을 보이려고 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5. 대부 시리즈

 이 시리즈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가족의, 가족에 의한, 가족을 위한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들의 거의 모든 행동의 동기는 거의 대부분이 가족, 혹은 '또 다른' 가족(조직에 대한 은유로서의 가족)입니다. 이 표현이 널리 퍼진 것도 이 영화의 영향입니다. 또한 실제 제작진 사이의 혈연관계도 비정상적일 정도로 높게 분포하는데, 코폴라 가문의 일원들이 많이 참여했습니다. 니노 로타와 함께 영화 음악을 담당한 사람은 감독의 아버지 카르마인 코폴라이며, 카르마인 코폴라의 아내 이탈리아 코폴라는 카메오로 출연했습니다. 마이클의 여동생 코니 콜레오네 역을 맡은 탈리아 샤이어는 감독의 실제 여동생이고 1편에서 코니의 아들로, 3편에서는 마이클의 딸 메리 콜레오네 역할로 감독의 딸 소피아 코폴라가 등장합니다.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의 아들 로만 코폴라, 지안 카를로 코폴라도 카메오로 등장했습니다. 20년에 걸쳐 제작한 시리즈임에도 방대한 등장인물의 거의 대부분을 같은 배우를 쓴다는 점도 이채로운데, 이름과 얼굴을 기억할 수 있는 등장인물은 물론이요, 사돈의 팔촌의 외조카 3번까지 해당합니다. 실제로 영화의 메인 스토리는 1945년부터 1997년까지 52년간이며, 프리퀄 시놉시스까지 커버한다면 무려 96년간의 거대한 대서사시입니다.
 또한 의도한 부분이지만 감독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를 비롯하여 주연 알 파치노를 위시한 영화의 주요 제작진과 배우들의 상당수가 실제 이탈리아계 미국인입니다. 특히 알 파치노는 그의 외조부모가 작품의 배경이 되는 이탈리아 시칠리아 콜레오네 마을 출신입니다. 코폴라가 제작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무명 연극배우 알 파치노를 주연으로 밀어붙인 데는 그의 연기력뿐만 아니라 알 파치노의 혈통적 배경도 작용했다고 알려졌습니다. 로버트 드 니로, 그리고 감독의 친동생 탈리아 샤이어 역시 이탈리아계입니다. 또 다른 주연 말론 브란도는 성씨를 보고 이탈리아계로 아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실제로는 이탈리아 피는 한 방울도 흐르지 않는 독일 혈통입니다. 그리고 소니 콜레오네 역의 제임스 칸도 독일계입니다. 로버트 듀발 역시 독일, 스코틀랜드, 웨일스 혈통이 섞였으며, 작중에서도 톰 헤이건이 자신은 독일, 아일랜드계라고 말합니다.
 내용에서는 이민자 출신이 많은 미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이야기들이 담겼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에게 이민자들의 성공과 좌절, 가족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는 콜레오네가의 모습은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알 파치노에 따르면 코폴라가 실제로 본인과 가족이 이탈리아계로서 미국 주류에 편입하고자 노력한 과정이 작품에 많이 녹았다고 합니다.
이 영화의 영향으로 마피아 보스를 ‘갓파더’라고도 합니다.

영화 음악도 유명한데, 메인 테마보다 사랑의 테마가 더 유명합니다. 사랑의 테마에 앤디 윌리암스가 가사를 붙여 부른 'Speak Softly Love' 역시 유명합니다. 음악은 역시 이탈리아계의 니노 로타로 <로미오와 줄리엣>(1968), <태양은 가득히>로 유명합니다.

https://youtu.be/odf94qQoxLk?si=HEjUIGJF4Y9DUCT9


대부 OST - Main Theme (출처: youtube 'sucdoo2010')

https://youtu.be/qmKl1gVATp0?si=MYSeIG5Vm0WbY0ur

Speak Softly Love - Andy Williams (출처: youtube 'Eric JC')

 2편이 나온 지 3년 후에 1, 2편을 편집하고 추가 장면을 더한 TV 미니시리즈가 나왔습니다. 이 시리즈는 DVD나 2차 매체가 없습니다. 그리고 3편이 나온 지 2년 후에 1, 2, 3편을 편집해 비디오로 출시했습니다. 이 시리즈는 이전의 TV 미니시리즈보다는 추가 장면이 더 있다고 하며, DVD 등의 2차 매체로 존재합니다.

각 편마다 러닝타임이 2시간 50분을 넘고 특히 2편은 3시간 20분에 이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물 묘사에 있어 원작 소설에 비해 생략된 부분이 많습니다. 이렇게 걸러진 내용이 많지만 서사에는 빈틈이 없습니다.

 

영화 '대부'(1972)의 스틸컷

6. 마무리

 영화 <대부>(1972)는 단순한 갱스터 영화가 아니라, 영화 예술의 정점에 올라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세대를 이어가는 ‘가족’의 서사를 갱스터 서사의 틀 안에 녹여내면서도, 인간 본질의 권력욕과 충성, 배신, 사랑을 치밀하게 그려낸 점이 압도적입니다. 특히 말론 브란도의 비토 콜레오네는 절제된 제스처와 목소리만으로 절대적인 카리스마를 구축하며, 이후 모든 범죄 영화 속 아버지적 인물의 원형이 되었습니다. 또 알 파치노가 연기한 마이클 콜레오네의 변모 과정은 서사를 관통하는 핵심으로, 순진한 아들에서 냉혹한 조직의 보스로 성장하는 여정이 인간적 비극을 강렬히 전달합니다. 어둡고 밀도 높은 촬영은 인물들의 내면과 권력의 세계를 압축적으로 드러내며, 니노 로타의 정서적인 음악은 서사와 감정의 흐름을 완벽히 감싸줍니다. 엔터테인먼트와 예술성을 동시에 완성한 드문 걸작이며,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추앙받는 이유를 증명하는, 시대를 초월한 교본 같은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반가운 소식!! <대부>의 재개봉이 이제 13일 남았습니다, 곧 영화관에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