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컨저링 유니버스의 시작, 컨저링

by 채채둥 2025. 5. 22.
반응형

1. 영화 컨저링

이 영화는 컨저링 유니버스의 첫 번째 영화입니다. <쏘우 1>과 <인시디어스>로 유명한 제임스 완 감독이 실화를 소재로 만든 공포영화로 2013년에 개봉된 영화입니다. 이 작품은 후속작인 애나벨이 어떻게 생겨나는지 다룬 내용입니다. 피가 튀거나 잔인한 장면이 없는데도 무섭다는 입소문을 타고 흥행에 성공했으며 새로운 공포 장르 탄생을 알렸다는 평가도 받았습니다. 영화 스토리상 순서로는 컨저링 유니버스 중 다섯 번째에 해당하는 작품입니다. 제작비는 2천 달러였지만 개봉 후 2달 동안 1억 3,605만 달러를 벌어들였고 해외에서도 1억 7,620만 달러를 버는 등 흥행 대박을 쳤습니다. 이는 역대 아시아계 감독이 맡은 공포 영화 가운데 세계 최대 흥행작입니다. 

2. 줄거리

한적한 시골 동네 해리스빌의 낡은 농가로 이사한 페론 일가는 불길하고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은 겪습니다. 남편 '로저'(론 리빙스턴)가 화물트럭 야간 운행으로 집을 비웠을 때 더욱 큰 위협이 가해져 가족 전체가 패닉에 빠지게 됩니다. 엄마 '캐롤린'(릴리 테일러)는 초자연현상 전문가로 유명한 '워렌 부부'(패트릭 윌슨, 베라 파미가)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페론가의 집에 방문한 워렌 부부는 얼마간 주변 조사를 하더니 집 자체를 엑소시즘 해야 한다고 판단합니다. 엑소시즘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증거를 수집해야 합니다. 그것으로 교회를 설득해 허가를 얻어야 실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로레인'(베라 파미가)은 집의 역사를 조사하게 되는데, 이곳은 마녀 배스쉬바가 살던 집이었습니다. 그녀는 아이를 낳고 7일 만에 제물로 바치려다 남편의 방해로 실패하고 집 앞 호숫가 나무에 목을 매었는데, 사망 시각이 새벽 3시 7분이었습니다. 그로부터 30년 후 '워커'(카멜라 지오이오)라는 여성이 그 집에 살았는데 그 아들 '로리'가 행방불명되고 워커도 자살했습니다. 이후 이곳에 살았던 사람들도 대부분 의문사했습니다. 워렌 부부와 조수, 경찰관 '브랜드'(존 브라더튼), 페론 가족은 증거 수집을 위해 집에 각종 장치를 설치하고 현상들을 기록합니다. 악령의 행사는 더 심해지고 그들은 더 많은 것을 알아냅니다. 로레인은 워커의 유령을 마주쳐 그녀가 아들을 살해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악령 배스쉬바는 워커에게 했던 것처럼 캐롤린도 홀리려 하고 있었습니다. 워렌 부부는 페론 가족을 피신시키고 가톨릭 신부에게 엑소시즘을 요청하지만, 페론 가족이 불신자인 이유로 절차가 복잡해집니다. 그 사이 악령에 홀린 캐롤린이 딸 크리스틴과 에이프릴을 집으로 데려갑니다. 상황이 급해지자 워렌 부부는 가톨릭 신부 없이 엑소시즘을 시도하고, 고생 끝에 엑소시즘에 성공해 페론 가족을 구원하게 됩니다. 

3. 평가

대단한 주제의식을 담지는 않았지만 잘 빠진 공포 영화라는 호평이 대세입니다. '무서운 장면 없이 무섭다'라는 캐치프라이즈도 이 영화의 치밀한 구성을 두고 말하는 것입니다. 의도적인 놀래키는 장면을 배제하고 분위기와 스토리만으로 몰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잘 만든 공포 영화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실질적인 공포를 느끼기에는 부족하다는 평도 있습니다. 이는 서양 공포 영화의 고질적인 단점입니다.  또한 처음에는 갑툭튀 정도만 시전 하다가 뒤로 갈수록 스케일이 커지는 악령의 초능력 시전에 순수 공포 호러물에서 SF 고어물로 바뀌는 듯한 느낌이 들어 오히려 후반부로 갈수록 현실감과 몰입감이 떨어지는 부분도 아쉽다는 평입니다. 또한 영화 초반부터 등장하는 애나벨 인형은 영화의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 같이 나오더니 결국 본편의 줄거리와는 아무 관련도 없이 떡밥만 남기고 끝나는 점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4. 실화에 관하여

안드레아 페론(페론 가족의 장녀)이라는 여자가 1971년 미국 로드 아일랜드 해리스빌(Harrisville)에서 겪은 실화라고 합니다. 오랫동안 그 일을 외부에 알리지 않았지만, 2013년에 책으로 세상에 알리고 영화화 계약까지 맺었습니다. 페론 가족은 1971년부터 1980년까지 영혼 9위와 함께 살았다고 합니다. 영혼들 대부분은 가족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으나, 밧세바라는 영혼이 화를 내며 괴롭혔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이른 아침 침대가 들려지거나 집안에서 악취가 나는가 하면, 1974년엔 엄마가 귀신에 씌어 다른 세상의 언어를 구사하며 의자에 앉은 채 집 안을 날아다녔다고 합니다. 물론 이들 가족의 주장을 제3자가 객관적으로 분석하거나 조사한 적은 없습니다. 페론가 첫째 딸인 안드레아 페론이 가족의 경험담이라며 출판한 책과 워렌 부부가 쓴 보고서만이 해당 이야기의 유일한 증거입니다. 안드레아 페론이 저술한 책과 그녀의 인터뷰와 워렌 부부의 보고서는 내용도 다른 부분이 많은데, 안드레아 페론은 영화 컨저링에 나온 내용 중 95%는 사실이 아니라고 인터뷰하기도 했습니다.

5. 마무리

이 영화가 무서운 것은 집에서 나타나는 악귀가 아닌, 집 자체가 무서운 공포라는 것입니다. 가족들이 집세와 상황 때문에 나가지도 못하고 귀신을 보면서도 무서워하는 모습은 누구든 공감할 수 있는 장면일 것 같습니다. 또 이 영화에서 사운드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사운드의 중요성을 잘 살린 <컨저링>은 보면서 한 10초마다 깜짝 놀랐던 것 같습니다. 이런 장르를 매우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파라노말 액티비티와 엑소시스트의 결합판으로 부르고 싶을 만큼 연출력도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가족들이 고통스러운 상황에서도 서로를 지켜내는 모습을 보여주는 스토리텔링도 꽤나 감동적이었습니다. 요즘 비도 자주 오고 우중충한 날씨인데 이런 날  분위기를 잘 몰아줄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