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영화는 동동_Edward 님의 추천으로 선정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1. 영화 봉오동 전투
이 작품은 2019년 8월 7일에 개봉한 대한민국의 전쟁 영화로 원신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 등이 주연을 맡았습니다. 1920년 실제 중국 지린성 봉오동에서 홍범도, 최진동 등 한국 독립군들이 일본군을 상대로 격렬한 교전 끝에 승리를 거둔 전투를 소재로 삼았습니다. 농민 출신 독립군 황해철(유해진)과 분대장 이장하(류준열), 저격수 병구(조우진) 등 이름 없는 영웅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며, ‘누구나 독립군이 될 수 있다’라는 주제를 강조합니다.
약 15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되어 완성된 이 작품은 2시간 14분(134~135분) 간 상영되었으며, 대한민국 내 총 478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손익분기점 450만 명을 넘겨 흥행에도 성공했습니다. 독립군의 첫 대규모 승리를 스크린에 처음 담아낸 영화인 만큼, 많은 관객과 평론가들의 관심을 받았고 국내외 영화상에서도 수상한 바가 있습니다. 촬영 중 일부 환경 훼손 논란, 역사적 사실과 다른 점, 과도한 민족주의(일명 ‘국뽕’) 연출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도 함께 언급된 작품이며 감독 원신연은 한 명의 영웅이 아닌 모두가 함께 이룬 승리를 이야기하고자 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2. 줄거리
영화는 1910년대 일본의 식민통치 아래에서 시작됩니다. ‘황해철’(유해진)은 일본군 첩보원들에게 속아 동생을 잃고, 얼굴에 상처를 입은 비운의 인물입니다. 일본은 1919년 3·1 운동 이후 월강 추격대를 편성해 독립군 섬멸 작전을 펼칩니다. 황해철은 독립군에 합류하여 분대장 ‘이장하’(류준열), 저격수 ‘병구’(조우진),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일본군 초소를 습격하고, 소년병 ‘유키오’(이재인)를 포로로 잡아 미끼로 삼습니다.


일본 추격대 ‘야스카와’(김인우)는 독립자금을 들고 이동 중인 독립군 ‘이진성’(최유화)을 쫓아오는 과정에서 마을을 공격해 촌장과 주민들을 학살합니다. 황해철은 마을을 구하기 위해 일본군과 교전을 벌이지만 ‘아라요시 중위’(키타무라 케이)에게 추격당하며 분대를 이끌어 봉오동 계곡으로 유인하는 전략을 세웁니다. 병구는 독립자금의 유혹에 흔들리지만, 해철은 “나라가 없으면 새 삶도 없다”며 설득합니다.


독립군은 봉오동 일대와 독수리 계곡에 매복해 일본군을 유인하고, 치열한 전투가 벌어집니다. 이장하는 일본군을 분산시키기 위해 봉오동 상촌까지 유인하다 부상을 당하고, 해철과 동료들이 이를 구해냅니다. 쿠사나기 부대도 봉오동에서 전멸하고, 야스카와 부대가 마지막 총공세를 펼치지만 이미 협곡에 매복해 있던 대한독립군과 연합 부대들이 일제히 사격을 감행하며 일본군을 궁지로 몹니다.

황해철과 야스카와는 1:1로 격렬한 결투를 벌입니다. 황해철은 “피해 입는 건 국민”이라며 자비를 베풀지만, 야스카와가 다시 공격하자 칼로 마무리합니다. 일본군은 결국 항복하고, 아라요시 중위는 ‘홍범도’(박성웅) 등 독립군들에게 체포됩니다. 살아남은 독립군과 주민들이 모여들고 홍범도는 남쪽을 바라보며 유골함을 흔들고, 황해철에게 “다음 목적지는 청산리”라고 전하며 영화는 끝납니다.
3. 평가
가장 호평받는 부분 중 하나는 잘 표현된 전투씬들로, 추격전에서의 긴박함을 잘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군 저격수와의 추격전은 아마 이 영화에서 나오는 긴박감의 최고조를 달리는 장면일 것입니다. 아울러 한국 영화 치고는 비교적 스케일이 큰 규모의 전투 장면들이 이어지며, CG나 특수효과 등 역시도 잘 표현되었습니다. 중후반부 이후로는 전투씬들이 쉬지 않고 긴박하게 이어져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 결말부의 극적인 전개도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배우들의 연기력 역시 누구 하나 빠짐없이 훌륭하게 이루어졌으며, 영화의 전체적인 비주얼 등도 잘 표현되었습니다.

큰 호평을 받는 전투 장면들과는 달리, 영화의 전체적인 전개에 대해서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135분이라는 짧지 않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스토리가 그다지 짜임새 있게 이어진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특히, 봉오동 전투의 역사 속 전개 특성상 끊임없이 지형을 이동하며 전투가 일어나는데, 그에 대한 연출이 다소 부족하여 관객들 입장에서는 현재 인물들이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 왜 이동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었다는 평입니다. 제작진도 그러한 점을 알았는지 등장인물들의 대사를 통해 전투 속 전개를 전달하고자 한 것으로 보이는데, 영화 스토리를 잘 따라잡지 못한 관객 입장에서는 영화를 전체적으로 늘어지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다소 극에 섞이지 못하는 등장인물들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임자현, 춘희, 유키오 등과 같은 인물들은 등장 장면을 모조리 삭제한다고 하여도 영화의 진행에 큰 무리가 없습니다. 영화가 단순히 일본군의 추격 → 독립군의 반격만으로 끝나는 것을 막기 위해 다소 간의 상징적인 장치를 담당하는 역할들인데, 해당 인물들의 역할이 영화 내에서 그다지 매력적으로 비치지 않기 때문에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을 늘어지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쓸데없는 개그는 잔인한 극의 흐름에서 완충작용을 하려고 하는 모양새였지만 전혀 녹아들지 못했습니다. 당장 황해철이 사격이 서툴러 함부로 총알을 낭비하는데, 당시 독립군의 자금이나 무기 상황은 매우 열악하여 총 한 자루와 탄약을 구하기 위해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고생을 해가며 보급을 해야 했습니다.
또한 일본군을 입체적으로 그리지 못하고 그저 조선인에 대한 증오로 불타는 악귀들처럼 단순하게 묘사한 것도 비판받았습니다. 특히 작중 등장하는 일본군 진영의 묘사는 그야말로 처참한 수준입니다. 일본군이 조선인을 학살하는 장면의 수위가 상당히 높은 것을 빼면 그야말로 어린이 만화에서 나온 듯한 전형적인 삼류 악당스러운 행동과 유치뽕짝한 대사를 내뱉고 아무런 생각도 전략도 없는 멍청한 살인귀에 사분오열 엉망인 오합지졸 무리로 표현되었습니다. 결국 이 영화에서 보이는 일본군의 묘사는 너무 단조롭습니다. 이런 유치함을 은폐하기 위해서 모든 일본군이 나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으로 소년병인 유키오 일등졸이 포로가 된 뒤 의병들의 항일 투쟁에 본의 아니게 따라다니다 심경변화를 일으켜서 나중에 야스카와 소좌 앞에서 "이제 보니까 미개한 건 조선인이 아니라 일본인이다. 일본인이 미개하다!" 하는 식의 대사를 날리는 것도 전형적인 클리셰에서 벗어나지 못한 낡은 연출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런 허접하고 불쾌한 대본에도 불구하고 최선의 연기를 보여준 일본군 역의 일본인 배우들에게 미안할 지경입니다. 사실상 그냥 한국인 배우가 연기했어도 됐을 만큼 일본군의 비중이 적고, 캐릭터 구성도 너무 단순합니다. 유키오의 경우, 후반부에 독립군들이 풀어준 뒤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제대로 묘사되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일본인이 미개하다!" 이 대사를 넣기 위한 소품에 불과한 데다, 풀어주면서 "이런 데 있지 말고, 집에 가서 도시락 싸들고 학교나 다녀라!"라고 독립군이 선심 쓰듯 얘기하는데, 유키오의 신분상 저 말대로 하면 중형에 처해지는 탈영입니다. 심지어 이 장면 이전에 소좌가 유키오에게 상처를 입히는 장면이 있는데 이게 꽤 치명적인 것으로 묘사되는데도 일말의 치료 없이 그냥 보내버립니다.
유해진이 대놓고 관객들에게 역사교육을 하는 듯 너무도 직접적으로 민족주의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가장 혹평을 받는 점이며 빼놓을 수 없는 최악의 연출입니다. 감독이 너무도 노골적으로 관객을 가르치고 애국심을 주입시켜 계몽시키겠다는 의도가 보이는 연출은 이 영화가 2019년작 영화가 맞는지를 의심케 하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4. 역사 고증
<독립군>
1) 독립군이 맥심 기관총을 사용하는 모습이 보이는데 봉오동 전투 당시 독립군들은 맥심 기관총을 사용하지 않았을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하나도 없었다는 증거 역시 없기 때문에, 고증 오류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영화적 허용으로는 당연히 용인될 수준입니다. 조금 뒤에 벌어진 김좌진 부대의 청산리 전투 때는 맥심 기관총 10여 문이 확실히 있었습니다.
2) 작중에서 류준열이 유인작전을 설명하면서 지도를 쫙 펼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지도는 당대 작성된 지도가 아니며 사실 삼둔자 전투에서 일본군과 교전한 바 있는 박승길이 1945년 해방 이후 기억에 입각해서 제작한 것입니다. 따라서 오류가 몇몇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본군>
1) 첫 장면부터 고증오류로 시작합니다. 일본군이 개발하기 이전의 시점에서 막대형 수류탄이 나옵니다.
2) 국경 경비를 검은색 병과장을 단 육군 헌병들이 하고 있는데, 당시에는 국경 경비는 경찰 소관이었고 봉오동 전투의 전초전인 국경 초소 습격 사건도 경찰 초소를 공격한 것이었습니다.
3) 야스카와 소좌가 호랑이 몇 마리를 잡아 가둬 가지고 있습니다. 이미 저 시절에는 호랑이 구경하기 어려울 때라 조선주둔군 사령관도 아닌 일개 소좌가 그 귀한 호랑이를 난도질하는 건.... 소좌가 지금도 그렇지만 저 시대에도 막 나갈 수 있을 정도의 높은 자리는 아닙니다.
4) 일본 육군이 조명탄을 마구 씁니다. 일본군에 조명탄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지만 실제로는 해군 말고 육군에선 거의 사용한 사례가 없습니다. 당시에는 단가도 비싸서 함부로 쓰던 물건이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태평양 전쟁 때에도 일본 육군은 조명탄이나 예광탄이 부족해 야간 전에서 충분한 화력을 투사하지 못했고 미군의 기록에서도 일본 육군의 조명탄이나 예광탄 사용 기록은 찾아보기 힘들기도 합니다.
5) 일본 육군이 산포를 사용하는 모습도 나오는데, 봉오동 전투 당시 일본군에는 기관총 부대는 확실히 존재했지만 포병부대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영화에서 일본군들이 독립군들을 향해 산포와 야포를 쏴 갈기는 모습은 명백한 고증오류입니다. 이 전투에서 일본군은 기관총만으로는 유리한 고지에 은폐한 독립군들을 쉽게 물리칠 수 없다는 걸 뼈저리게 깨닫고 후에 청산리 전투에서는 산포, 야포 등을 동원했습니다.
6) 육군이 일장기를 들고 행군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일장기는 일본 제국의 국기였습니다. 당시 일본 육군이 군기로 사용했던 깃발은 붉은 원이 중앙에 위치한 욱일기였습니다.
7) 일본군의 두발 상태가 고증에 맞지 않습니다. 당시 일본 육군은 사병은 전부 삭발, 장교도 눈치껏 짬 좀 차야 약간 기르는 정도였는데, 유키오같이 기른 머리는 당시 육군에선 장군도 하기 힘든 수준입니다. 야스카와 소좌 정도만 해당 신분에 어울릴 두발을 하고 있습니다.

5. 생태계 파괴 논란
촬영 중에 촬영장비 운반을 위한 길을 내기 위해 동강 유역에 있는 생태계 보전 지역을 장비를 동원해 200m나 밀어버려 제작진들이 벌금을 물었습니다. 제작진은 관계기관으로부터 ‘행위중지 명령’을 받고 확인서에 서명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어기고 화약류를 이용한 불법촬영을 계속했다고 알려졌습니다.
결국 환경부의 요구로 해당 지역 촬영분을 전부 폐기했습니다. 제작사는 사과문을 통해 “생태경관보전지역은 별도의 규제가 적용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고, 적기에 시정 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라고 했으며, 당시 확인서를 받고 시정 요구를 지키면서 촬영을 마무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작년 영화 촬영 때문에 훼손된 생태계보전 지역을 보고 정선군, 원주지방환경청등과 같이 제작사에게 생태계 보전지역을 훼손시키지 말 것이라 전하고 환경청의 '행위중지명령'까지 있었음에도 제작사는 촬영을 강행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촬영당시 훼손된 생태계 보전 지역은 완전히 복구가 힘들다고 합니다. 다행히 동강할미꽃의 주요 군락지는 크게 영향이 없지만 영화 촬영을 위해 생태계 보전 지역에서 폭약을 사용하고 장비를 옮긴다고 땅을 훼손한 것은 비판받을 만한 행위입니다.
그러나, 앞서 문제를 제기한 환경단체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2019년 8월 5일 인터뷰를 통해 "그분들이 잘못된 일을 하신 건 맞지만 사실 관계가 달리 전달된 게 많더라"며 동강할미꽃이 멸종되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또 촬영정지 요구가 아니라 행위중지였다고 사실관계를 정정했습니다. 이어 "환경을 훼손한 것은 큰 문제다. 잘못된 처리 방식을 보인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사실 관계를 왜곡해서 영화를 이념적 측면으로 공격하기 위해 환경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6. 마무리
본 작은 단순한 역사 재현물이 아니라, 전쟁 영화의 장르적 긴장감과 한국 독립군의 투혼을 스펙터클 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볼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한국형 전쟁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입니다. 대규모 야외 전투 씬은 할리우드 전쟁 영화와는 결이 다르지만, 특유의 산악 지형과 게릴라 전술을 활용한 연출 덕에 오히려 독창적인 전투 미학을 완성했습니다. 특히 카메라 워크와 음향 디자인을 통해 고지대에서 벌어지는 추격전과 함정 전술이 명확하게 체험되도록 시각적 체계가 구축된 것은 주목할 만합니다.
또한 배우들의 연기는 캐릭터 중심의 서사에 강한 힘을 불어넣었습니다. 유해진은 유머와 진중함을 오가며 관객의 감정적 관문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고, 류준열은 젊고 날렵한 전사의 면모를 강렬하게 각인시켰습니다. 조우진의 긴장감 넘치는 카리스마 역시 영화의 리듬감을 묵직하게 잡아줍니다. 이처럼 전쟁의 스펙터클뿐 아니라 인물들이 가진 정신적 무게가 잘 어우러지면서, 단순히 승리의 순간을 축하하는 차원을 넘어선 감정적 울림을 전했습니다.
물론 영화적 장치가 다소 장황하게 이어져 리듬이 끊기거나, 역사적 사실의 드라마적 과장이 눈에 띄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영화를 장르적 재미 차원에서 접근하면, <봉오동 전투>는 전통적 애국 서사와 액션 영화적 쾌감을 조화시킨 드문 시도로 평가할 만합니다. 이러한 장르적 실험이 영화를 더욱 흥미롭게 감상하게 되는 지점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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