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화 에이리언
이 영화는 1979년에 제작된 SF 호러영화입니다. 리들리 스콧이 감독을 맡고 시고니 위버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항해 중의 대형 우주선이라는 폐쇄 공간 안에서 매우 공격적이고 특이한 외계생물에게 습격당하는 승무원의 공포와 갈등을 그렸습니다. 제목인 'Alien'은 외국어표기법에 의하면 '에일리언'이 맞으나, 국내 개봉 시의 공식적인 명칭은 '에이리언'입니다.
<에이리언>은 평단의 찬사와 흥행 성공을 바탕으로 소설과 비디오게임, 기념품 등으로 할리우드 프랜차이즈의 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이 작품을 포함 세 연작을 통해 주연 시고니 위버는 강한 여성주연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고, 에이리언 또한 일반적인 할리우드 액션 영화에서 벗어나 그 자체로 상징성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시리즈물 전반적으로 주인공 '리플리'가 위험을 벗어나기 위해 달아나는 내용은 데이비드 크로넌버그 감독의 1970년대 영화들과 맥을 같이 하며, <에이리언>은 <바디호러> 같은 공포영화의 하위장르 발전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연관된 작품들은 <에이리언 2>1986), <에이리언 3>(1992), <에이리언 4>(1997)입니다.
2002년 이 영화는 미국 의회도서관에 의해 문화적으로, 역사적으로, 미적으로 중요성을 인정받아 미국 국립영화등기부에 선정, 보존되기도 했습니다.
2. 줄거리
2122년. 상업 우주 화물선 '노스트로모'호는 2천만 톤의 광물을 싣고 승무원 일곱 명과 함께 지구로 향하고 있습니다. 우주선의 메인 컴퓨터 MU-TH-R 182, 약칭 "마더(Mother)"는 한 혹성의 궤도를 선회하는 위성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신호를 포착합니다. 미리 프로그램된 대로 "마더"는 이 신호를 탐색하기 위해 동면해 있는 승무원들을 깨웁니다. '노스트로모'호는 위성에 착륙을 시도하고, 위성에 하강하는 도중에 약간의 손상을 입는다.
선장 ‘달라스‘(톰 스케릿), 부선장 ‘케인‘(존 허트), 항법사 ‘램버트‘(베로니카 카트라이트)는 신호를 조사하기 위해 우주선을 떠납니다. 그들은 오래전에 추락한 알 수 없는 문명의 비행선과 조우하게 되고 그 비행선 안에서 미이라화한 파일럿을 발견합니다. 케인은 파일럿 근처에서 구멍을 발견하고 거기로 내려가 수천 개의 거죽에 둘러싸인 알들을 발견합니다. 그중 알 하나가 열려, 안에서 튀어나온 '페이스 허거'가 케인이 쓰고 있던 헬멧을 녹이고 그의 얼굴에 달라붙습니다. 달라스와 램버트는 정신을 잃은 케인을 데리고 돌아옵니다. ‘리플리‘(시고니 위버)는 달라스와 케인이 부재 시 명령권이 있는 장교로 검역절차에 따라 그들이 선내에 들어오는 것을 거부했지만 과학장교 ‘애쉬‘(이안 홈)가 리플리의 결정에 불복종하여 그들을 우주선 안으로 들이게 됩니다. 우주선의 의무실에서 달라스와 애쉬는 케인의 얼굴에 달라붙은 괴물을 케인에게 해를 입히지 않고 떼어내기는 불가능했고, 괴물의 관절부위를 잘라내려 하자 강산성 체액이 뿜어 나와 우주선 바닥을 뚫게 됩니다. 그래서 선원들은 괴물을 떼어내기를 포기했고 괴물은 얼마 후 케인의 얼굴에서 스스로 떨어져 죽어 버립니다. 이후 케인은 깨어납니다.
마침 우주선의 수리가 끝나고 승무원들은 위성을 떠나 동면상태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 식사를 합니다. 음식을 먹던 중 케인은 발작증세를 보이다 가슴을 뚫고 괴물이 튀어나와 사망합니다. 괴물은 케인의 몸에서 나와 우주선 구석으로 쏜살같이 사라지게 되고 케인의 사체를 우주장으로 치르고, 남은 승무원들은 괴물을 잡기 위해 팀을 나눕니다. 애쉬가 괴물을 찾기 위한 추적장치를 만드는 동안 ‘브렛‘(해리 딘 스탠튼)은 무기를 만듭니다. 괴물의 위치를 찾았다고 생각한 ‘파커‘(야펫 코토)와 브렛, 리플리는 그들의 고양이인 존스를 대신 찾았지만 달아나
버립니다. 존스가 다시 추적장치에 걸릴 것을 염려한 파커는 브렛을 보내 존스를 잡아오라고 하고, 존스를 찾다가 브렛은 다 자라 거대해진 괴물과 조우합니다. 괴물은 브렛을 공격하여 머리에 치명상을 입히고 통풍구로 끌고갑니다.
달라스는 직접 화염방사기를 들고 들어가 추적장치로 괴물을 찾아 에어록으로 끌어내 우주로 날려 버리려고 하지만 곧 달라스 쪽으로 향하는 괴물의 신호가 포착되고 달라스는 통풍구에서 빠져나오려다가 미리 잠복해 있던 괴물에게 습격을 받고 사라집니다. 리플리는 마더에게 괴물을 무찌를 방법에 대해 조언을 구하다가 회사가 이미 외계인의 경고신호를 판독해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괴물을 무기로 사용하기 위해 '승무원들이 희생되는 한이 있더라도' 지구로 데려가려고 한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알아냅니다. 애쉬는 회사의 비밀요원 신분으로 탑승하고 있었고, 리플리가 특명에 대해 알아내자 그녀를 공격합니다. 그러나 파커와 램버트가 리플리를 죽이기 전에 도착하고, 파커가 소화기로 애쉬의 머리를 내려쳐 분리시키는 바람에 그가 인간이 아닌 안드로이드였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세 명만 남은 승무원들은 노스트로모호를 파괴시키고 셔틀에 옮겨타 탈출할 계획을 세웁니다. 리플리가 셔틀을 준비시키는 동안, 파커와 램버트는 셔틀 내의 생명유지장치에 사용되는 냉각제를 얻으러 갑니다. 리플리는 비명을 듣고 남은 인원들을 찾으러 갔으나 이미 파커와 램버트는 괴물에게 희생되어 있습니다. 리플리는 곧장 선내 자동폭파시스템을 작동시키고 셔틀로 향합니다. 하지만 셔틀로 향하는 도중 괴물을 만나 자동폭파시스템을 해제하려고 하지만 실패하고, 다시 셔틀로 고양이 존스와 함께 돌아가 자동폭파를 불과 몇 초 앞두고 탈출합니다. 하지만 셔틀 안에 괴물이 따라와 숨어 있음을 발견하고 리플리는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리플리는 숨어 있는 괴물을 분사시스템을 통해 끄집어내 우주선 바깥으로 날려 버리기로 합니다. 다시 우주선 안에 들어오려던 괴물은 리플리가 발사한 작살총에 맞고 바깥으로 떨어져 나가고, 괴물은 끈질기게 우주선 밖의 분사장치 안으로 몸을 숨기지만 리플리가 재빨리 분사장치를 가동해 괴물을 우주로 날려버리는 데 성공합니다. 최후 육성보고를 남기는 리플리와 존스가 함께 동면상태로 들어가는 장면을 끝으로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3. 에이리언 시리즈의 역사
1979년부터 1997년까지 총 4편의 정식 시리즈가 제작되었으며 그중 첫 번째 작품인 리들리 스콧의 <에이리언>(1979)은 영화 역사상 최고의 걸작 중 하나로 꼽힙니다. 대중들에게는 제임스 카메론이 감독한 2편 <에이리언 2>(1986)가 가장 유명하고 인지도 및 흥행 수익도 높은데, 시리즈 중 가장 스케일이 큰 데다가 음산한 분위기와 액션 활극적 요소가 비교적 균형 있게 어우러져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에이리언 1편은 스페이스 호러 영화고 에이리언 2는 스페이스 액션 영화라 봐도 크게 무리가 없는 전혀 다른 장르의 영화입니다.
대체적인 스토리 라인은 우연한 사고로 인해 인간과 흉악한 에이리언이 접촉하여 에이리언이 불어나고,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이 몰살당하는 등 극 중 상황이 생지옥 막장이 되다가, 끝까지 살아남은 주인공 리플리 일행이 에이리언들에게 크게 한 방 먹이고 승리한다는 식입니다. 시리즈물이면서도 4편 모두 감독이 다른 것이 특징이기도 합니다. 1편부터 4편까지 각각 리들리 스콧 - 제임스 카메론 - 데이비드 핀처 - 장피에르 죄네 순으로 감독이 바뀌면서, 이로 인해 주제 의식이나 분위기가 매편마다 확 달라졌습니다. 스콧과 카메론은 말이 필요 없는 거장이고, 핀처 역시 훌륭한 감독이며 죄네 역시 <아멜리에> 같은 인상적인 작품을 남겼지만, 저 감독들이 에이리언 시리즈를 찍을 당시에는 하나같이 신인이었다는 것도 특징입니다.
4. 제작 과정
<에이리언>은 여러모로 영화사에 유례없는 아이러니와 노련함, 신선함으로 영화 외의 제작과정도 흥미롭고 탐구되기로 유명합니다.
SF / 호러광인 시나리오 작가 댄 오배넌은 듄 시리즈의 영화화라는 야심 찬 프로젝트에 몸담았다가 프로젝트가 엎어지는 바람에 쫄딱 망하고 알거지가 되었습니다. 직업도 없고 집도 없어서 친구 로널드 슈셋한테 얹혀살던 그는 과거에 구상한 리얼한 외계인이 등장하는 호러 영화 <메모리>의 시나리오를 슈셋과 다시 쓰기 시작합니다. 이 시놉시스는 '항해 도중 장기 수면에서 깨어난 우주 비행사들이 낯선 행성에서 발신되는 신호를 포착, 조사를 위해 착륙을 시도하다가 사고를 일으켜 불시착한다'로 시작됩니다.
오배넌은 듄의 작업을 할 때 여러 디자이너와 접촉하면서 H. R. 기거를 알게 되었는데, 기거는 듄 프로젝트에 같이 참여했었습니다. 오배넌은 기거에 깊은 감명을 받아 프로젝트가 망한 후에도 그의 디자인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고 합니다. 시나리오 제목은 처음에는 'Star Beast'였으나, 오배넌은 이 제목이 마음에 안 들어 짧고 굵게 'Alien'으로 변경했으며, 슈셋의 아이디어로 괴물이 승무원 중 한 사람에게 수정란을 심고, 이것이 나중에 튀어나온다는 설정을 만들었습니다.
오배넌은 직접 감독을 맡고 싶어 했지만, 20세기 폭스는 감독 경험이 없는 오배넌을 믿지 못했고 월터 힐에게 감독을 맡기려 했습니다. 그러나 힐도 SFX 시각 효과에 무지한 건 마찬가지였고 다른 영화 제작에 참여하느라 바쁘기도 했기에 이를 거절해 버립니다. 그리고 피터 예이츠, 잭 클레이턴, 로버트 올드리치 등이 감독 물망에 오르게 됩니다. 오배넌은 이 감독 후보들이 에이리언을 그저 그런 B급 괴물 영화로 가볍게 보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데뷔작 <결투자들>에서 인상적인 연출을 보여준 리들리 스콧에게 연출을 제안합니다. 스콧은 스페이스 판타지가 아니라 마치 "우주판 텍사스 전기톱 학살" 같은 스페이스 호러를 표방하는 에이리언을 마음에 들어 했습니다. 실제로 스콧은 회자하길, 로버트 울프먼에게도 시나리오가 간 적이 있었으나 그의 반응은 "이런 허접한 쓰레기 시나리오를 나에게 준 것이 수치다."라며 격한 반응을 보여했지만, 자신은 오히려 <에이리언>을 높게 사며 이를 선택한 것이 자신의 인생에서 제일 좋은 선택이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는 <스타워즈>와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영향받은 우주선 및 우주복 디자인을 포함한 스토리보드를 만들었는데, 이에 감명받은 20세기 폭스는 영화의 예산을 2배로 올려주었습니다. 오배넌은 스콧에게 H. R. 기거를 소개해 주었고, 기거의 작품 "Necronom IV"야말로 그들이 원하는 괴물의 이미지라는 합의에 도달합니다. 20세기 폭스는 기거의 디자인이 너무 섬뜩해서 탐탁지 않아 했으나, 제작진이 밀어붙여 결국 기거가 디자인을 맡게 됩니다.
비주얼적인 부분에 집중하고 싶었던 리들리 스콧은 별로 손이 안 가는 노련한 배우진을 캐스팅할 것을 요청했고, 각본에서는 등장인물의 성별이나 그에 따른 역할 구분이 딱히 정해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폭넓은 캐스팅이 이루어졌습니다. 리얼한 SF를 구현하기 위해 "우주의 노동자들" 콘셉트의 승무원들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였으며, 결과적으로 기존 SF에 비해 상당히 고연령의 배우들이 캐스팅되었습니다. 여자 승무원 2명을 제외하면 모두 40~50대로, 이는 캐릭터에 대한 설득력을 높여주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평가됩니다.
즉, 제작사의 반대에 부딪히던 시나리오를 주목받는 신예 감독의 선택으로 연출이 채택되었고, 천재성이 돋보였던 디자이너와 각본가의 창의력, 무명 배우들이 선보인 신선하고 규정받지 않은 연기, 감독의 독자적인 선택의 제한이 오히려 상상력과 시리즈가 확장된 아이러니 등 여러모로 독특하고 재밌는 과정으로 탄생하게 된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5. 마무리
이제는 고전 명작 반열에 들어선 <에이리언>은 SF 영화로도, 호러 영화로도 그 모든 것을 획기적으로, 독창적으로 표현해 낸 영화입니다. 특히 외계 생명체의 기생과 숙주 속에서 탄생하는 그 과정들이 어마어마합니다. 지금 보아도 굉장히 충격적이고 센세이션 합니다. 큰 사랑을 받다 보니 짝퉁부터 시작해 수많은 관련 영화들이 쏟아져 나왔고 실제로 '에이리언'을 검색해 보면 엄청나게 다양한 영화가 쏟아집니다. 1979년에 제작된 터라 현시점에서 관람하다 보면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부분도 보이면서 그 당시로서는 최선의 기술이었겠지 라는 아쉬움이 들 때도 있지만, 어느새 영화를 보다 보면 SF물과 호러물의 뛰어난 조화로 그 부자연스러움을 잊게 되고 맙니다.
<에이리언>의 후속작들인 에이리언 2~4 오리지널 영화들도 메가폰을 잡은 각 감독의 스타일과 특징을 눈여겨볼 수 있는, 작품성과 오락성을 전부 인정받은 영화들이기 때문에 꼭 한 번 순서대로 정주행 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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