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영화는 넷플릭스, 티빙, 왓챠, 웨이브에서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1.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2023년 9월 27일 개봉한 한국 판타지·액션 퇴마물로, 러닝타임은 98분, 등급은 12세 관람가입니다. <기생충>, <헤어질 결심> 등의 조감독을 맡았던 김성식 감독의 장편 연출 데뷔작이며, 네이버웹툰 <빙의>를 원작으로 합니다. 주연은 가짜 퇴마사 천박사 역의 강동원, 진짜 귀신을 보는 의뢰인 유경 역의 이솜, 천박사와 대립하는 강력한 퇴마사 범천 역의 허준호, 천박사의 파트너 인배 역의 이동휘가 맡았고, 골동품상 황사장 역의 김종수, 아역 박소이, 그리고 선녀무당 역의 박정민 등이 조연·특별출연으로 등장해 극의 분위기를 이끌었습니다.
작품은 “귀신은 안 믿지만 사람 마음은 꿰뚫는” 사기 퇴마사 천박사가, 귀신을 실제로 보는 능력을 가진 유경의 의뢰를 받아 괴천으로 향하며, 자신의 과거와 얽힌 부적 ‘설경’의 비밀과 진짜 퇴마사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리는 구조로, 미스터리·코미디·액션이 섞인 가벼운 오락 성향이 강합니다. 흥행 면에서는 최종 관객 약 191만 6천 명(집계 기준 약 191만 6천4백 명)을 동원해 손익분기점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추석 시즌 개봉작으로 일정 수준의 관객 확보와 ott 로의 후속 수요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무술감독 이건문이 강동원의 체격과 실루엣 덕분에 액션 장면 대부분을 대역 없이 직접 촬영했다고 밝힌 점, 전작 <밀수>에서 인상적인 악역을 맡았던 박정민이 본작에서는 선녀무당으로 등장해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강한 존재감을 보여 ‘신스틸러’로 회자된 점 등이 자주 언급되고 있습니다.
2. 줄거리
대대로 마을을 지켜온 당주집 장손인 '천박사'(강동원)는 귀신을 전혀 믿지 않고 유튜브 채널 ‘하늘천 TV’를 통해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한 가짜 퇴마로 사기를 치며 살아갑니다.

파트너 '인배'(이동휘)가 특수 효과와 기계를 조작해 사건을 위장하는 가운데, 천박사의 본명은 천동식으로 할아버지와 동생이 죽은 후 골동품상 '황사장'(김종수)의 도움으로 개명됐습니다. 어느 날 사무실에 '유경'(이솜)이 찾아와 여동생 '유민'(박소)이 귀신에 빙의됐다고 의뢰하며 5천만 원 선불을 주자, 천박사와 인배는 거절하기 힘든 돈에 유경의 충북 괴천 집으로 향합니다.
유경의 집 장롱에서 유민을 발견한 천박사는 평소처럼 방울을 흔들며 속이려 하지만 유민의 표정이 변하며 '범천'(허준호)이라는 강력한 악귀가 빙의된 걸 깨닫게 됩니다.


범천은 반은 귀신인 법사로 무당의 영력을 사냥하며 신령이 되려 하고 사람 손가락으로 영혼을 조종하며, 유경은 어렸을 때부터 신과 귀신을 보는 영험한 눈을 가졌습니다. 천박사의 과거와 연결된 ‘설경’ 부적의 비밀이 드러나는데, 설경은 천박사의 할아버지가 만든 종이 무구로 범천을 봉인했으나 반으로 찢어 불완전해 마을 밖 활동이 제한됐고, 황사장이 천박사를 과거에 거둔 인물임을 알게 되며 천박사는 동생 죽음이 범천 때문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천박사 일행은 설경의 반쪽을 찾으러 범천 아지트로 향하나 범천 하수인들이 사람 손가락 영혼으로 쫓아오고, 유경의 눈과 천박사의 칠성검 실력으로 싸우지만 범천의 압도적 힘에 밀리며 인배가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선녀무당'(박정민)의 조언으로 설경을 완성하고 칼을 강화해 범천을 유경의 동생 몸에서 몰아내며 최후 대결을 벌입니다.

천박사는 완성된 설경에 범천을 성공적으로 봉인하며 진짜 퇴마사로 거듭나고 유민은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인배는 유경에게 퇴마연구소 일자리를 제안하고 천박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가 끝납니다.
3. 평가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한국식 퇴마 장르의 세대 교체를 시도한 포스트모던 한탕각 영화로 평가됩니다. 장르적으로는 전통적인 퇴마·무당 서사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유튜브 유망주로 포장된 가짜 퇴마사와 영상 기술, 콘텐츠 산업을 풍자하는 구조로 현대적 레이어를 겹치는데, 이 점이 상업적 매력과 동시에 해석적 흥미를 동시에 끌어낸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강동원이 맡은 천박사 역은 ‘진짜 신앙’ 대신 ‘조작된 시청률’을 목표로 삼는 인물로 설정되어, 퇴마라는 신성한 행위를 현실의 쇼 비즈니스와 교환하는 과정을 통해 장르의 신화성 자체를 풍자합니다. 이 지점에서 이 영화는 단순한 호러 코미디가 아니라, 대중문화 속에서 ‘신’과 ‘귀신’이 어떻게 상품화되는지를 감각적으로 드러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의 서사는 전형적인 퇴마 로드무비와 유사한 방식을 취하지만, 그 안에서 관계망을 재배치하는 방식이 돋보입니다. 천박사(강동원)와 파트너 인배(이동휘)는 기술적 허위와 심리적 공명을 동시에 활용하는 ‘조작 집단’으로부터, 실제 초자연적 힘과 마주하게 되는 과정을 통해 권력 양식이 바뀌는 구조를 보여줍니다. 이때 귀신 범천은 ‘전통적 악귀’라는 이미지 안에서, 오히려 영매와 무당의 영력을 사냥하는 ‘반영매’적 존재로 재해석되며, 종교적 권위 자체를 흡수하는 상위 포식자로 등장합니다. 이는 한국의 무속문화를 단순한 민속적 토속으로 치부하지 않고, 상처받고 재편된 민속이 어떻게 상업적·영적 권력의 한 축으로 변질되는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장치로 작동합니다. 유경(이솜)과 유민(박소이)의 자매 관계 또한 이런 구조 안에서 ‘신’과 ‘귀신’을 동시에 보는 여자아이의 시각을 통해, 신앙과 트라우마의 경계가 얼마나 흐릿한지를 감각적으로 그려냅니다.
영화는 코믹한 장면과 공포적 장면을 동시에 유지하려는 시도 때문에, 몇몇 장면에서 톤의 충돌이 발생합니다. 특히 천박사가 유튜브 촬영을 핑계로 사람들의 공포를 장난으로 취급하는 장면들은 유머와 비판을 동시에 담아야 하지만, 일부 관객에게는 과도한 풍자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반면, 범천의 하수인들이 사람 손가락으로 조종된 영혼을 조작하는 설정은 상징성이 강하여, 사회적 약자가 상징적 재료로 전락한 현실을 은유하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카메라 구성과 조명은 전통적인 퇴마 장면에서 흔히 쓰이는 어두운 톤과 그림자 위주의 연출을 일부 채택하되, 현대식 인테리어와 디지털 장비가 섞여 있을 때는 그 대비를 노골적으로 강조해 고전과 현대의 마찰을 화면 위에 드러냅니다. 이런 상반된 시각 언어는 장르의 전통성을 경직된 토속성으로 둔갑시키지 않고, 시적 왜곡과 유머를 동시에 허용하는 해석적 여지를 남긴다고 볼 수 있습니다.
캐스팅과 연기 측면에서도 영화는 고민을 보여 줍니다. 강동원은 어딘가 허술하지만 결코 어리석지 않은 ‘조작의 천재’를 연기하며, 코미디와 무게감을 동시에 지탱하는 톤의 균형을 잘 맞추고 있습니다. 이동휘는 그의 상대역으로, 기술적 허구와 현실적 공포 사이의 충돌을 과장되지만 신뢰할 수 있는 표정으로 소화해 내며 코미디의 축을 형성합니다. 유경(이솜)은 초기에 단순한 의뢰자에서, 점차 서사의 키홀드 인물로 자리매김하며 무속의 기억과 개인적 트라우마를 함께 짊어지고 있는 복합적인 인격으로 윤곽이 드러납니다. 이런 연기 구성은 인물들이 단순한 기능적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종교적·가족적 상처의 매개체로 확장되는 가능성을 열어 둡니다. 반면, 일부 조연 캐릭터들은 코믹 장면의 희생물로만 머무르는 경우가 있어, 장르의 풍자와 현실 반영 사이에서 균형을 다듬을 여지가 남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본작은 퇴마 장르 안에서 ‘신화’ 대신 ‘쇼’, ‘신성’ 대신 ‘콘텐츠’를 중심축으로 제시하는 영화로 평가됩니다. 이는 한국의 새로운 세대가 종교적 상징과 민속적 상처를 어떻게 소비하고, 동시에 재해석하려 하는지를 반영하는 시대적 증거처럼 읽힐 수 있습니다. 다만 과감한 풍자와 상징적 장치가 때로는 서사의 긴장감을 흐리거나, 공포의 몰입을 끊는 결과를 낳기도 해, 장르적 완성도와 해석적 풍부함 사이에서 항상 긴장 상태에 놓여 있다는 점이 두드러집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한국 퇴마 서사의 틀을 단단히 지키기보다 조금씩 비틀어, 신앙과 영상, 허구와 현실이 겹겹이 얽히는 지점에서 새로운 장르적 가능성의 실험장으로 기억될 만하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4. 원작과의 차이점
- 천박사 역에 강동원을 캐스팅하면서 천박사 캐릭터가 강동원에 맞춰진 진짜 퇴마사로 바뀌었습니다. 원작의 천박사는 정말로 귀신을 믿지 않고 의대 경력을 바탕으로 한 약물을 이용한 속임수, 비상한 머리로 상황을 추리하며 문제를 해결했지만 영화에서는 퇴마사 집안 장손으로 나오고 소품 연출을 이용하는 것으로 변경되었습니다.
- 원작에서의 천박사는 의대를 중퇴한 것으로 나오지만 영화에서는 졸업하고 정신과 전문의 자격증까지 보유한 것으로 나옵니다.
- 영화 <전우치>를 의식한 장면이 여럿 보입니다. 전우치처럼 청동검이 중요한 도구로 등장하며, 전우치는 멀쩡한 상태에서 싸우다가 부러지고, 천박사는 부러진 상태에서 원래 모습으로 돌아옵니다.
- 흥행에 따라 후속작을 예정한 엔딩이지만 설경의 비밀 작중 배경 안개가 낀 산골은 웹툰 <빙의>의 2부인, <마야고>에서 따왔으며 천박사의 조수 인배 역시 <마야고>부터 등장했고 강인배로 성을 바꾸었습니다. 인배가 오유경과 만나게 되는 계기가 완전히 다릅니다.
- 오유경이 단발로 나오며 성인 배역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원작에서는 과거에 끔찍한 사고를 당해서 귀신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생겼으나 영화에서는 원래 가지고 있던 능력이며 범천 때문에 가족이 죽고 동생마저 위험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5. 제작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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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은 2015년 <검은 사제들>에 이어 퇴마를 주제로 한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 에 다시 한번 출연했습니다. 예고편이 공개된 후에는 예전 작품인 <전우치>에서 보여줬던 모습을 기대하는 반응도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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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사 외유내강의 전작인 <밀수>와 동일하게 티저 예고편이 온라인에 공개되기 전 극장에서 선공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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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 개봉한 영화 <기생충>에서 부부 역으로 호흡을 맞췄던 이정은과 박명훈이 4년 만에 다시 부부 역으로 호흡을 맞췄습니다. 특히 박명훈의 캐릭터는 티저 예고편에서부터 '리스펙트!' 드립을 칩니다. <기생충>에서도 본작에서도 이들이 등장하는 공간적 배경이 대저택인 데다, 주인공 일행의 사기에 엮인 걸 보면 의도적인 패러디인 듯합니다. 차이점이라면 <기생충>에서는 영화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핵심 인물 콤비였던 두 사람이 본작에서는 특별출연으로서 초반부 감초가 되어준다는 것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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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동원은 퇴마사 연기를 위해 무당 유튜브를 보며 연구했다고 합니다. 이 작품이 흥행하면 후속작인 <마야고>, <데모니악>도 영화화될 수 있으나 상술하다시피 손익분기점을 목전에 두고 관객수가 줄어드는 탓에 제작이 불투명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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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중 유경이 자신의 마을이 있다고 언급한 충북 괴천은 영화를 위해 만든 가공의 지명입니다. 하지만 지도상 위치나 지명은 괴산군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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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說經)은 설위설경(設位說經)에서 구송(口誦)되는 무가(巫歌)입니다. 설위설경은 충청도 지방을 중심으로 전승되어 온 굿거리로, 악귀를 몰아내고 수복을 기원하기 위해 경문을 낭송하는 설경(說經)과 종이를 접고 오려서 여러 신의 그림이나 글씨를 새겨 굿판 주변에 걸어두는 설위(設位)가 함께 합니다.

6. 마무리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전통적인 한국형 오컬트 장르를 유쾌하게 변주한 작품으로 느껴집니다. 진지함과 코믹함의 균형을 적절히 조율하며, 관객에게 무겁지 않으면서도 긴장감을 유지하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퇴마 소재가 자칫 진부하게 보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캐릭터들의 개성과 재치 있는 대사들이 영화의 톤을 확실히 잡아줍니다.
특히 주인공 천박사 역의 강동원 배우가 보여준 능청스러운 연기와 인간적인 면모가 영화의 중심축으로 작용합니다. 전형적인 영웅이 아니라 허술하지만 진심이 있는 인물로 그려지며, 한국형 히어로물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듯합니다. 또한 시각적 연출 면에서도 빛과 어둠의 대비, 전통 무속적 색채의 활용이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다만 서사의 완성도 면에서는 다소 급하게 마무리되는 느낌이 있으며, 일부 장면의 유머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는 캐릭터 중심의 이야기로 충분히 몰입할 수 있었고, 장르적 재미와 정서적 공감을 동시에 안겨주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웃음과 오컬트의 경계를 절묘하게 넘나드는, 한국적 감성의 퇴마극으로 기억될 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라고 말씀드립니다.
<천박사의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공식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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