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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지옥과 구원 사이의 오컬트 누아르, <콘스탄틴>

by 채채둥 2025.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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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콘스탄틴' 포스터

1. 영화 콘스탄틴

 이 영화는 2005년 최초 개봉했으며, 2025년 7월 30일에는 CGV에서 20주년 기념으로 한국에서 단독 재개봉했습니다. 프랜시스 로렌스 감독의 장편 연출 데뷔작으로, 훗날 <헝거 게임> 시리즈 등으로도 잘 알려진 감독입니다. 주연은 키아누 리브스가 맡았으며, 레이첼 와이즈, 샤이아 라보프, 디몬 하운수 등이 함께 출연합니다.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약 2억 3,008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거두고, 북미에서 약 7,597만 달러, 대한민국에서 약 173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흥행작으로 평가받으며, 제작비는 약 1억 달러로 추정됩니다. 이 영화는 DC 코믹스 산하 버티고의 그래픽노블 <헬블레이저>를 원작으로 한 오컬트 탐정 이야기로, 인간 세계와 천국·지옥의 경계를 넘나드는 퇴마사가 주인공입니다. 악마와 혼혈 천사가 현실에 숨어드는 독특한 오컬트 세계관을 배경으로, 자신과 세상의 구원을 위해 신적 존재들과 악마 사이에서 사투를 벌이는 내용이 특징입니다.

2. 줄거리

 영화는 악마와 천사, 혼혈종들이 인간계에서 힘의 균형을 이루며 공존하는 LA를 배경으로 펼쳐집니다. 주인공 ‘존 콘스탄틴‘(키아누 리브스)은 천사, 악마, 혼혈을 볼 수 있는 특별한 재능을 갖고 있지만 이 능력 때문에 괴로워하며 과거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습니다. 구원받기 위해 그는 혼혈 악마들이 인간 세상의 규칙을 깨고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경우 이들을 쫓아내는 퇴마사로 살아가며, 줄담배와 술에 의존하다 말기 폐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됩니다.

영화 '콘스탄틴' 스틸컷


어느 날 혼혈 천사 ‘가브리엘‘(틸다 스윈튼)에게 생명 연장을 요청하지만 차갑게 거절당한 콘스탄틴은 악령에 시달리던 이사벨이 정신병원 옥상에서 투신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그녀의 쌍둥이 언니이자 강력계 형사인 ‘안젤라 도슨‘(레이첼 와이즈)은 동생의 죽음이 자살이 아니라 악령의 소행임을 의심하고 진실을 밝혀달라고 부탁합니다. 콘스탄틴은 지옥으로 직접 들어가 이사벨을 확인하며, 그녀가 정말 자살한 것이 맞음을 알리고 이후 자신과 함께 세상의 구원을 위해 힘을 합칩니다.

영화 '콘스탄틴' 스틸컷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들은 혼혈 악마 ‘발타자르‘(개빈 로스데일)의 음모, 그리고 ‘헤네시 신부‘(프루잇 테일러 빈스)와 ‘비먼‘(맥스 베이커)의 죽음을 겪으며 진실에 다가갑니다. 도중에 콘스탄틴의 수습생 ‘채즈 크레이머‘(샤이아 라보프)와 부두교 사제 ‘파파 미드나이트‘(디몬 하운수)의 도움도 받게 됩니다. 계획의 배후에는 가브리엘이 있었고, 그녀는 사탄의 아들 마몬이 신의 힘을 빌려 인간계에 올 수 있도록 돕고 있었습니다.

영화 '콘스탄틴' 스틸컷


 결국 안젤라는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병원으로 끌려가고 콘스탄틴, 채즈, 안젤라는 함께 수많은 혼혈 악마들과 싸웁니다. 하지만 채즈는 가브리엘에게 살해당하고, 안젤라는 마몬에게 몸을 빼앗깁니다. 가브리엘이 마몬을 해방시키려 하는 순간 콘스탄틴은 절박한 마음으로 자신의 손목을 긋는 자기희생을 저지릅니다. 그 직후 시간이 멈추고 지옥의 왕 ‘루시퍼‘(피터 스토메어)가 직접 그의 영혼을 데리러 인간계에 나타납니다.

영화 '콘스탄틴' 스틸컷


 콘스탄틴은 루시퍼에게 마몬과 가브리엘의 음모를 알리고, 루시퍼는 이를 확인한 뒤 가브리엘을 응징하고 마몬을 지옥으로 돌려보냅니다. 마지막으로 콘스탄틴은 이사벨을 구원해 천국으로 보내달라는 뜻을 밝히며 자신을 지옥으로 데려가길 요구하지만, 타인을 위해 한 자기희생 덕분에 자신의 영혼이 천국으로 향하게 됩니다. 루시퍼는 이에 반발하며 콘스탄틴의 폐암을 치료해 그를 다시 현실 세계로 되돌려 놓습니다. 엔딩에서는 채즈가 천사의 모습으로 하늘로 떠오르고, 구원받은 콘스탄틴은 이제 담배를 끊고 새로운 삶을 시작합니다.

3. 평가

 기독교적인 주제에 다소 마이너 한 오컬트 소재까지 곁들여졌고, 시종일관 무게를 잡는 통에 안 맞는 사람에게는 그저 허세 가득한 중2병 영화로 보이기도 합니다. 또 스토리도 뜯어놓고 보면 딱히 참신하진 않고, 호평하는 관객들도 갑작스러운 러브라인에는 의문을 표하는 등 만듦새가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이를 반영한 것인지 평론가 평점은 그다지 좋지 않은 편입니다. 원작 팬들 사이에서도 원작의 설정을 좀 많이 비틀었다고 호불호가 갈리는 편입니다.
하지만 일반 관객들의 평은 굉장히 좋은 편입니다. 독특한 소재에 시종일관 무게 잡는 연출까지도 평범한 관객들에게는 개성으로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전체 이야기는 기억 안 나도 루시퍼 등장 장면 등 몇몇 장면은 기억에 오래 남는 장면으로 회자되곤 합니다. '채널 돌리다가 우연히 보게 되면 끝까지 보게 되는 영화' 중 하나로 자주 거론되며 은근히 볼만하다는 평이 많습니다.
후일 <존 윅> 시리즈로 다시 전성기를 맞이한 키아누 리브스 덕분에 따라서 종종 언급되는 영화며, 해당 작품이 리부트 되지 않고 시리즈로 진행되길 바라는 반응들이 꽤나 많은 편입니다. 그리고 후속작이 계획되었고, 주연인 키아누 리브스도 동일하게 출연할 예정입니다.

영화 '콘스탄틴' 스틸컷

4. 제작 비화

1) 한국에서 영화가 상당히 유명하고, 원작도 그 배트맨과 슈퍼맨을 만든 DC 코믹스에 소속된 유명한 만화지만, 의외로 이 영화가 DC코믹스 원작의 실사화라는 사실은 별로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한국에서는 아예 해당 영화를 프랜시스 로렌스 감독의 순수 창작물로 오해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2) 원래 원작의 제목은 ‘헬블레이저‘였지만, 이 영화가 컬트적인 인기를 꽤나 끈 영향인지 DC 코믹스의 리부트 프로젝트인 New 52 이후에는 그냥 '콘스탄틴'으로 변했습니다. 다만 해당 작품은 대중성을 위해 청소년들이 보기에 껄끄러운 표현들을 많이 편집했고, 때문에 특유의 매력이 식어 이전만큼 인기를 끌지는 못하자, DC 블랙으로 변한 버티고 라벨에서 '콘스탄틴: 더 헬블레이저'라는 제목의 성인 호러 액션물로 다시 리런치 시켰습니다.
3) 주연 배우 키아누 리브스는 DC 확장 유니버스에서 새로운 콘스탄틴 영화가 나온다면, 자신이 기꺼이 다시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DC 측은 본 작이 그리 큰 성공도 아니었고, 새로운 이미지로 교체를 원하는 건지 다른 배우를 쓰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배우 본인은 이 역할에 대한 애착도 있어서 키아누 리브스는 2019년 <존윅 3>의 홍보를 위한 인터뷰에서 하고 싶은 배역이 있냐는 질문에 존 콘스탄틴을 다시 연기해보고 싶으며, 그 세계관과 캐릭터를 사랑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영화 '콘스탄틴' 스틸컷


4) 폐암 환자를 연기한 키아누 리브스는 정작 담배를 못 끊었습니다. 1995년 <필링 미네소타>라는 영화를 촬영하며 30살이 되어서야 담배를 배웠는데 그 이후로 끊지 못하겠다고 합니다. 1991년작 <아이다호>에서 한 장면이지만 속담배를 하는 장면이 나오고 평소 사진에도 흡연하는 모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영화 촬영을 하면서는 줄담배로 고통받았고 키아누가 말 안 들으면 감독이 벌로 독한 걸 하나 주면서 "가서 피우고 와."라고 하거나 흡연 장면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1964년생인 리브스에 비해 로런스 감독이 1971년생으로 훨씬 젊습니다.
마지막에 강제로 폐암 치료와 콘스탄틴이 금연을 시도하는 엔딩 때문에 본격 금연 홍보 영화라는 우스개 소리도 있습니다. 사실 영화 초반부, 그러니까 거울로 엑소시즘 하는 에피소드의 끝자락에 흡연 경고 문구가 적힌 담뱃갑을 굳이 돋보기를 들이대는 듯한 굉장히 큰 화면으로 보여주기도 합니다.

영화 '콘스탄틴' 스틸컷

5. 마무리

 이 작품은 단순히 초자연적인 소재를 다룬 오컬트 스릴러를 넘어, 스타일과 세계관 구축 면에서 상당히 공들여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점에서 흥미롭게 본 영화입니다. 엑소시즘이나 천사와 악마의 대립이라는 전형적 소재를 다루면서도, 네온과 어둠이 공존하는 미장센과 절제된 색감, 그리고 불길하면서도 세련된 시각적 표현은 당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 보기 드문 미학적 시도를 보여줍니다. 특히, 천국과 지옥의 경계에 선 인물들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방식에서 이 영화만의 독창성이 돋보입니다.
 연출 측면에서도, 프랜시스 로렌스의 데뷔작답게 뮤직비디오적인 영상 감각을 극영화의 흐름 속으로 끌어와 강렬한 장면을 연속적으로 배치합니다. 키아누 리브스가 연기한 존 콘스탄틴은 원작 코믹스와는 차이가 있지만, 냉소적이고 피폐해진 영혼의 느낌을 효과적으로 전달했습니다. 조연진 역시 매력적이며, 특히 피터 스토메어의 루시퍼와 틸다 스윈튼의 가브리엘은 잊히지 않을 만큼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습니다.
 다만 영화는 플롯 전개 면에서 다소 덜 정제된 인상을 주기도 합니다. 원작의 방대한 설정을 영화 한 편에 담기에는 무리가 있었던 탓인지, 초반부 조사의 리듬과 후반부 클라이맥스가 약간 어긋나 있는 느낌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약점에도 불구하고, 장르적 분위기에 몰입하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으며, 오히려 오컬트 영화의 미묘한 매력을 극대화한 부분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결국 본 작은 완벽한 영화라기보다는 매혹적인 시각적 장치와 배우들의 개성적인 연기, 그리고 묵직한 주제를 감각적으로 버무린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할리우드에서 이렇게 기묘하고 실험적인 오컬트 블록버스터가 탄생했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 있으며, 지금 다시 보아도 독특한 정서를 간직한 영화로 기억될 것입니다.